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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가 '신정치 1번지'로 떠오르고 있다.
처음에 등장한 인물은 나경원 전 의원과 신은경 전 앵커였다. 두 사람이 나란히 새누리당의 예비후보로 공천신청을 해 둘의 리턴매치에 관심이 모아졌던 것. 4년 전인 2008년 총선에서 나경원 전 의원은 당시 중구의 한나라당 후보로, 신은경 전 앵커는 자유선진당 후보로 출마했었다. 결과는 나 전 의원의 승리. 신 전 앵커는 당시 남편인 박성범 전 의원이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하자 당을 옮겨 남편 대신 금배지 도전에 나섰던 '미모의 정치인'. 나경원 전 의원도 연예인 뺨치는 출중한 외모로 일반인들로부터 인기가 높았다.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신 뒤 3개월간의 휴식기를 거쳐 지역구 탈환에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미모 대결'로도 화제를 모았던 나 전 의원과 신 전 앵커는 최근 불리한 입장에 놓여있다. 나 전 의원은 남편인 김재호 판사의 기소청탁 의혹이 불거지면서 주춤하고 있고, 신 전 앵커도 지난 2006년 명품 수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이 도덕성을 강조하는 싯점에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새누리당에선 지상욱씨의 공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 때 자유선진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던 지씨는 당시 2.04% 득표에 그쳤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도 출마하려 했으나 자유선진당이 지씨에게 공천을 주지않자 탈당했으며, 이번에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겨 금배지에 도전한다. 지씨는 현재 중구에 거주하고 있으며 중구 출마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상욱씨가 거명될 때마다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말이 '심은하의 남편'이다. 1993년 MBC 공채 22기로 연기자의 길로 접어든 심은하는 94년 장동건, 손지창과 함께 드라마 '마지막 승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었다. 특히 중·고생들이 심은하에 열광했고, 지금은 30대에 접어든 그들은 선거에서 회게모니를 쥐고 있다. 지상욱씨의 정치행보 때마다 동행하면서 내조에 공을 들여온 심은하가 이번 선거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심은하는 지난 2000년 연예계를 돌연 은퇴한 이후 2005년 지상욱씨와 결혼했다.
새누리당에 맞설 민주통합당에선 중구에 김한길 전 의원을 전략 공천하는 문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심은하-최명길'의 내조 맞대결 구도가 성사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한길 전 의원의 부인이 바로 중견 연기자 최명길이다. 지난 1995년 김한길 전 의원과 결혼한 최명길은 지난해 하반기 KBS 드라마 '영광의 재인'에서 국수집 안주인 역을 맡아 다시한번 대중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남겼다. 최명길은 오는 21일부터 방영되는 SBS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도 출연한다.
방송에서 다양한 연기를 통해 꾸준히 인기를 누려온 최명길은 내조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후한 점수를 얻어왔다. 남편의 지역구였던 구로구에선 낮은 자세로 지역민들과 스킨십을 자주 해 '구로댁'으로 통할 정도. 지난 2002년 재보선 때는 출산 보름만에 구로구 후보로 나선 김한길 전 의원의 유세현장을 빼놓지 않고 누비고 다니기도 했다.
만약 중구에서 '새누리당 지상욱-민주통합당 김한길' 매치가 성사될 경우 최명길과 심은하가 펼칠 내조대결에도 뜨거운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