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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예능의 상징적 존재였던 '우리들의 일밤'(이하 일밤)이 2주째 편성표에서 증발됐다. KBS2 '1박2일'이 시즌2로 새롭게 출항하고, SBS 'K팝스타'가 생방송 경연을 시작한 4일, '일밤'만 '나홀로' 실종 상태였다.
그러나 '일밤'의 개편 작업도 순조롭지 않다. '나가수'의 산파였던 김영희 PD가 다시 돌아와 '나가수 시즌2'를 준비하고 있지만, 김PD와 손발을 맞춰야 할 PD들이 파업 중이라 현재로선 제작진 구성조차도 버거운 상황이다. 거기에 프로그램 성패의 핵심인 출연진 캐스팅 작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즌1부터 섭외에 공을 들였던 이승철이 시즌2 출연에 대해 고사의 뜻을 분명히 밝힌 데 이어, 출연을 조율하던 몇몇 가수들도 불참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작진 구성부터 캐스팅까지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에 빠진 것이다. 3월 중순 첫 방송을 내보내려던 '나가수 시즌2'는 결국 방송 시기를 5월로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일밤'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MBC는 결국 외주제작사 코엔미디어에 SOS를 요청했다. '일밤'이 외주제작사의 손에서 만들어지는 건 1981년 '일밤'이 탄생한 이후 30년만에 처음이다. 예능 왕국을 자처했던 MBC의 자존심에 큰 상처가 아닐 수 없다. 코엔미디어는 '농부가'와 '탐험남녀' 코너를 준비하고 있다. '농부가'는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시골 마을을 홍보하는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프로그램이고, '탐험남녀'는 남녀 연예인이 성역할을 바꿔 다양한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코엔미디어 측은 무슨 일이 있어도 11일에 방송을 내보낼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프로그램의 출연진 구성조차 전해진 내용이 없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