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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병진 이름을 건 토크쇼가 론칭된다?
복귀 3개월이 지났다. 경쟁 프로그램 KBS '해피투게더'의 활약에 힘입어 시청률은 한 자릿수 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정상의 MC로 군림하던 그에게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 그런 그의 현재 심정을 물었다.
◆ "그야말로 패닉 상태다. 이런 일은 첫 경험이지 않나."
그에게 뒤늦은 컴백 소감을 묻자, "그야말로 패닉 상태다. 기대를 많이 했다고 할 수 없지만 내 이름을 걸고 하는 토크쇼이지 않나. 시청률이 뭐 4%, 5%? 경쟁 프로그램과 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하고, 매스컴에서는 이런저런 비판하는데 내가 이런 일이 첫 경험이지않나." 그렇다. 데뷔 때부터 정상의 자리를 군림하던 그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 방송 시작한 뒤 몸살까지 않았단다.
◆ "시청률? 연연한다."
"그 놈의 시청률 때문에…" 아니, 쉰이 넘는 나이에 톱 MC로 군림했던 스타가 무슨 아쉬울 일 있어서 시청률 따위에 연연하나. 그는 "바로바로 숫자가 나오고, 시청률이 낮으면 방송을 보지도 않고, 시청률이 나쁜 이유부터 분석한다. 방송을 보고, 시청률이 낮은 이유를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률이 낮은 것을 보고, 방송을 평가한다. 그 숫자들이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을 괴롭힌다"고 토로했다.
주병진과 함께 일하는 박지아PD는 그에 대해 "회의도 주도적으로 이끄는 열정적이고 아이디어 넘치는 MC"라고 평했다. 그런 성격 탓에 광고 수익과 방송사 평가, 제작진 교체 등을 좌지우지하는 시청률에 초연할 수 없는 입장인 것. 그는 "다른 사람에게 민폐가 되는 게 싫다. 내가 필요없다는 생각이 들면 언제라도 물러날 것"이라며 단호한 말도 서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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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늙긴 늙었었나보다 조금 더 논리적이고, 메시지도 있고, 예의 바른 청장년층도 편하게 볼 수 있는 그런 토크쇼를 하고 싶다도 시도했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요즘 방송들이 템포가 빠르다고 비판하던 시청자들도 잡지 못했다. 이미 99%가 중독된 템포에서 우리 방송은 허전하고, 충족되지 않는다는 그런 느낌을 준 것 같다."
그리곤 "애초부터 내 이름을 걸고 하는 것이 '반은 잃고 시작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젊은 세대들은 나를 모르는데다, 집단 토크쇼 체제에서 내가 앞에 등장한다는 게 쉽지 않았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일종의 반성문같다. 그렇게 그는 한참을 고해성사 읊조리듯 아쉬운 면을 털어놨다.
◆ "카메라맨과 옷을 바꿔입고 촬영했다"
그런 그가 요즘 터닝포인트를 주기 시작했다. 일단, 스타일이 바뀌었다. 점잖게 양복 수트만 입던 그가 청바지에 머플러를 두르고 나온다. 현아의 '트러블메이커'를 선보이고, 파격적인 상의 탈의를 감행해 화제를 모았다. 그것도 배철수, 최백호, 구창모 등 절친들과 함께 말이다. 젊은 아이돌 그룹들의 섹시한 댄스와 상의 탈의는 TV에서 종종 봤지만, 중년 스타는 신선했다. 그동안 혹평으로 가득했던 시청자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나는 넥타이를 메고, 양복을 입고,정장 구두를 갖추는 것이 게스트를 맞이하고, 시청자들에게 인사드리는 MC로서 보여야할 예의라고 생각했다. 그런 내가 '핫 피플' 코너를 인터뷰하는데 이준석 새누리당 비대위 위원장과 섬 출신으로 서울대학교를 입학한 김빛나를 인터뷰하면서 청바지를 처음으로 입었다. 이준석 위원장이 오는데, 티셔츠 차림으로 앳된 얼굴로 왔더라. 그와 편하게 인터뷰를 하기위해서 나도 딱딱한 정장을 벗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곧장 카메라맨과 옷을 바꿔입고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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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겨울 기자 win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