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패션, 대놓고 홍보는 옛말 '블라인드'가 대세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2-03-01 15:36


사진캡처=SBS

연예인들이 편하게 옷도 못입는 시대가 왔다. 각종 SNS와 인터넷이 발달하며 연예인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팬들의 눈에 포착돼 실시간으로 퍼지고 있다. 특히 패셔니스타라고 불리워지는 이들은 활동할 때는 물론 평상시에도 늘 외모와 패션에 신경을 써야하는 상황이 됐다. 반대로 이들의 패션을 활용해 교묘히 홍보를 하는 이들도 생겨나게 됐다.

지난 해 12월 종용한 SBS '천일의 약속'에서는 수애가 때아닌 명품 의상 논란에 휘말렸다. 극중 수애가 연기하는 서연이 부유한 집 딸이 아님에도 명품 의상과 소품을 착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도한 지적이라는 점이 부각되며 논란은 쉽게 가라앉았다. 예전 같으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을 부분까지 부각된 것은 시청자나 팬들이 그만큼 연예인들의 패션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방증이다.

때문에 최근에는 각종 패션 브랜드에서 이같은 연예인들의 패션을 홍보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SBS 월화극 '샐러리맨 초한지' 속 차우희 역을 맡은 홍수현은 스타일리시하고 패셔너블한 스타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달 28일 방송분에서는 홍수현은 소매 퍼프와 단추 디테일이 돋보이는 청순한 아이보리 컬러 코트에 부드러운 베이지 컬러 하이힐을 매치하여 여성스러움을 강조했다. 더불어 돋보이는 옐로우 컬러 스퀘어 백으로 전체적인 룩에 포인트를 줘 로맨틱한 스타일을 완성했다.

홍수현이 든 백은 국내 V브랜드의 것이다. 이들은 드라마 속에서 차우희가 든 백이 V브랜드의 것임을 여러 경로를 통해 알리고 있다. V브랜드 측은 "옐로우 백과 같이 봄에 어울릴만한 화사하고 사랑스러운 컬러의 백이 이번 시즌 트렌드인 만큼 따뜻한 봄날 원피스와 함께 포인트로 매치해 주면 좋다"고 패션 제안도 내놨다.


사진캡처=KBS
지난 달 25일 첫방송한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출연하는 김남주는 그동안 드라마에서 각종 패션과 헤어스타일을 유행시킬 정도로 패셔니스타로 유명하다. 때문에 이번 드라마에서도 김남주의 패션은 시청자들의 관심거리였다.

김남주는 극 중 드라마 제작 PD라는 활동적이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역할에 맞게 치마보다는 바지를 선호하는 '차윤희 룩'을 선보이고 있다. 눈이 부실 정도로 비비드한 오렌지 코트나 핫 핑크 자켓, 하늘색 트렌치 코트 등 컬러는 여성스럽되 라인은 캐주얼한 컬러풀한 아우터 스타일링을 키 포인트로 하는 것. 여기에 캐릭터를 부각시키기 위한 다양한 스카프 연출과 아이패드 백, 컬러 양말까지 센스 있는 스타일링이 돋보였다. 여기에 헤어스타일은 일명 '폭탄머리'라 불리우는 다이아몬드 펌 헤어를 택했다.

이 차윤희 룩에서 오렌지 코트는 국내 M브랜드의 것이다. 이들은 대놓고 "이 코트는 우리 제품"이라고 소리치지는 않지만 관심을 갖는 시청자들은 어렵지 않게 제품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홍보 전법을 활용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김남주 스타일의 컬러풀한 스프링 코트는 올 봄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공항 패션 역시 이제는 자연스러운 스타일보다는 브랜드 홍보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소지섭이 공항에서 선보인 패션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는 공항 사진에서 트렌디한 워싱 디테일이 돋보이는 청바지에 V넥의 심플한 화이트 셔츠와 데님 재킷을 매치하는 일명 '청청' 패션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는 공항을 활용한 G브랜드의 화보였다.


사진제공=apr

패션 뿐만 뿐 아니라 헤어스타일도 마찬가지다. 월화극 '드림하이2'에 출연중인 티아라 지연의 헤어스타일은 M사에서 제안한 내추럴한 웨이브 스타일의 세팅 펌이다. M사 측은 "이 헤어스타일은 많은 여성들이 추구하는 스타일인 동시에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많은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스타일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쯤되니 방송가에서도 패션이 '핫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오는 19일부터는 SBS 월화극으로 '패션왕'이 전파를 탄다. '패션왕'에는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토리 버치가 카메오로 출연해 눈길을 끌 전망이다. 또 기안84의 웹툰 '패션왕'도 드라마화가 진행중이다.

패션 전문 홍보대행사 SOMAC의 김명훈 대표는 "시청자들의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방송에서 대놓고 브랜드를 노출하는 것은 홍보효과가 미미하다. 이제 관심있는 타깃층에 눈에 띄게 만드는 것이 최대한의 홍보효과를 누리는 방법이 됐다"며 "이에 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연예인이 출연하는 드라마나 예능에 '블라인드' 방식으로 홍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패션왕' 이명우PD(오른쪽)와 악수하고 있는 토리 버치. 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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