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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되는데 영화는 왜 안 될까.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했던 '드림하이1'에 이어 인터넷상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2AM의 정진운, 티아라의 지연, 씨스타의 효린 등 아이돌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
반면 아이돌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는 줄줄이 흥행 참패다.
지난해 개봉했던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와 '미스터 아이돌'도 마찬가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시기와 질투를 그린 미스터리 공포물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는 티아라의 은정을 주연으로 내세웠다. 오합지졸 그룹이 국민 아이돌로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 아이돌'엔 인기 가수 박재범이 등장한다.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는 79만 954명, '미스터 아이돌'은 7만 4261명.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가 그나마 선전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관객이 젊은 층에 국한돼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드라마의 경우 고정 시청자층에 의해 일정 수준 이상의 시청률이 유지될 수 있다. 하지만 영화의 흥행을 위해선 입소문을 듣고 몰려드는 '불특정다수'의 관객이 필요하다. 영화 예매 사이트 맥스무비에 따르면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의 연령별 예매율에서 1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31%였다. 24%의 20대까지 합하면 절반을 훌쩍 넘는 수치다.
관객층이 폭넓지 않은 탓에 아이돌 출연 영화의 흥행은 '반짝인기'에 그쳤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과 '미스터 아이돌'은 전체 상영 기간 중 개봉 첫날 가장 높은 예매 점유율을 보였다. 이후엔 지속적으로 예매율이 하락했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의 연기 내공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점도 한 가지 이유로 꼽힌다.
한 영화 관계자는 "드라마의 경우 아이돌들의 춤이나 노래 등의 볼거리로 한 회, 한 회 채워나갈 여지가 많은 편이지만, 영화는 다르다. 아이돌의 끼와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관객들이 집중력 있게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볼 수 있게끔 하는 연기의 몰입도가 아직은 다소 떨어진다고 본다"고 밝혔다.
작품 자체의 완성도도 문제.
이 관계자는 "아이돌이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영화 자체의 완성도나 재미"라며 "아이돌을 주연으로 내세운 작품 가운데 폭넓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만한 탄탄한 스토리를 갖춘 영화가 부족한 것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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