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아이돌 드라마는 되는데 아이돌 영화는 왜 안 될까?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2-01-31 15:43


사진제공=KBS

드라마는 되는데 영화는 왜 안 될까.

아이돌이 출연하는 작품 얘기다. 아이돌이 출연하는 드라마는 연일 화제를 모으지만, 유독 영화는 흥행에서 재미를 못 본다.

지난 30일엔 KBS2 드라마 '드림하이2'가 첫 전파를 탔다. 10.5%(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시청률. 경쟁작 MBC '빛과 그림자'(16.3%), SBS '샐러리맨 초한지'(13.7%)에 비해 뒤진 수치지만 나쁘지 않은 출발이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했던 '드림하이1'에 이어 인터넷상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2AM의 정진운, 티아라의 지연, 씨스타의 효린 등 아이돌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

반면 아이돌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는 줄줄이 흥행 참패다.

지난 2007년 개봉한 영화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은 9만 8259명(이하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의 관객을 불러모으는데 그쳤다. 한류스타 슈퍼주니어의 멤버들이 총출동했지만 초라한 성적표만 남겼다.

지난해 개봉했던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와 '미스터 아이돌'도 마찬가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시기와 질투를 그린 미스터리 공포물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는 티아라의 은정을 주연으로 내세웠다. 오합지졸 그룹이 국민 아이돌로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 아이돌'엔 인기 가수 박재범이 등장한다.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는 79만 954명, '미스터 아이돌'은 7만 4261명.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가 그나마 선전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관객이 젊은 층에 국한돼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드라마의 경우 고정 시청자층에 의해 일정 수준 이상의 시청률이 유지될 수 있다. 하지만 영화의 흥행을 위해선 입소문을 듣고 몰려드는 '불특정다수'의 관객이 필요하다. 영화 예매 사이트 맥스무비에 따르면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의 연령별 예매율에서 1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31%였다. 24%의 20대까지 합하면 절반을 훌쩍 넘는 수치다.


관객층이 폭넓지 않은 탓에 아이돌 출연 영화의 흥행은 '반짝인기'에 그쳤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과 '미스터 아이돌'은 전체 상영 기간 중 개봉 첫날 가장 높은 예매 점유율을 보였다. 이후엔 지속적으로 예매율이 하락했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의 연기 내공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점도 한 가지 이유로 꼽힌다.

한 영화 관계자는 "드라마의 경우 아이돌들의 춤이나 노래 등의 볼거리로 한 회, 한 회 채워나갈 여지가 많은 편이지만, 영화는 다르다. 아이돌의 끼와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관객들이 집중력 있게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볼 수 있게끔 하는 연기의 몰입도가 아직은 다소 떨어진다고 본다"고 밝혔다.

작품 자체의 완성도도 문제.

이 관계자는 "아이돌이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영화 자체의 완성도나 재미"라며 "아이돌을 주연으로 내세운 작품 가운데 폭넓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만한 탄탄한 스토리를 갖춘 영화가 부족한 것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