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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성장드라마 '반올림'으로 데뷔했던 풋풋한 소녀 고아라(22). 어느덧 어엿한 숙녀가 됐다. 새해 출발이 좋다. 두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다. 지난 18일 개봉한 '페이스메이커'에선 얼짱 장대높이뛰기 선수, 오는 2월 1일 개봉 예정인 '파파'에선 소녀가장을 연기하며 팔색조 매력을 발산한다. 고아라의 유쾌하고도 솔직담백한 얘기를 들어봤다.
"장대높이뛰기 연습을 하고 댄스, 기타, 보컬, 영어 트레이닝을 한꺼번에 받아야 했어요. 촬영하는 시간 빼고 하루에 15시간씩이요. 닥치니까 하게 되던데요?(웃음) 힘든 것보다는 준비 과정이 좀 더 넉넉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악바리 기질이 다분하다. 몸을 사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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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라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보아 등이 소속된 대형 가요기획사. 고아라에겐 'SM엔터테인먼트가 배출한 첫 번째 연기자'란 타이틀이 늘 붙어 다닌다.
"회사가 너무 든든해서 좋아요. 소녀시대나 슈퍼주니어 모두 어렸을 때부터 봐서 가족 같아요. 선생님들은 다들 아버지 같으시고요.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분들이 많은 만큼 저에게 도움이 될 만한 얘기를 많이 해주세요."
고아라는 SM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갈 당시 8231대 1의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었다. 2003년이었다. 이후 '반올림' 땐 1000대 1, '파파'의 주연 오디션에서도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었다.
이쯤 되면 '오디션의 달인'이다. 하지만 끝이 아니다. 지난 2007년 개봉한 일본 영화 '푸른 늑대-땅 끝 바다가 다하는 곳까지' 오디션의 경쟁률을 무려 4만대 1이었다.
"아시아 전체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었어요. 사실 좋은 경험 삼아 갔었거든요. 청바지에 흰 티셔츠 차림이었죠. 일본어도 잘 못해서 국어책 읽듯이 연기를 했어요. 근데 여전사 역할이라서 눈 한 번 안 깜빡이고 눈빛을 보냈거든요. 그 눈빛의 절실함을 봐주셨는지 합격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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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얼굴과 또렷한 이목구비. 겉으로만 봐선 인형이 따로 없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고개를 저었다.
"어린 나이에 멋모르고 데뷔를 해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면서 혼란 속에서 지냈던 것 같아요. 특히 작품보다 광고나 화보를 통해 베일에 가려져 있는 이미지가 많았죠. 다른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도도하고 새침하고 스파게티만 먹을 것 같은 도시적인 이미지가 강한가 봐요. 알고 보면 청국장과 순댓국같이 얼큰한 걸 굉장히 좋아하는 소박하고 털털한 여자인데 말이죠.(웃음)"
실제로 고아라는 인터뷰 내내 큰소리를 내 웃고 스스럼없이 농담을 하는 등 도도한 여배우보다는 친근한 여동생에 가까웠다.
'페이스메이커'와 '파파'를 통해 단번에 연말 영화 시상식 신인여우상의 강력한 후보로 떠오른 고아라는 "주변에 많이 좀 얘기해주세요"라며 웃어 보였다.
"사실 상보다는 두 영화에서 정반대의 캐릭터를 했던 것이 너무 좋았어요. 많이 배울 수 있었고 재미도 있었던 작업이었어요. 특히 김명민, 안성기, 박용우 등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촬영할 수 있었고요.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저와 교감할 수 있고 뭔가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