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지바고' vs '엘리자벳', 어떤 뮤지컬이 더 셀까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2-01-29 12:54


◇뮤지컬 <닥터 지바고> 사진제공=오디뮤지컬컴퍼니

◇뮤지컬 '엘리자벳'.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화제의 대형 뮤지컬 2편이 새해 벽두 흥행 맞대결을 펼쳐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27일 먼저 개막한 '닥터 지바고'(오디뮤지컬컴퍼니)와 오는 2월 9일 베일을 벗는 '엘리자벳'(EMK뮤지컬컴퍼니)이다. 출연진과 공연장, 작품성 등 모든 면에서 제대로 맞붙었다. 아이돌 스타들이 출연하는 경쾌한 쇼뮤지컬이 아니라 오랜만에 만나는, 묵직한 예술성이 돋보이는 기대작들이라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별들의 전쟁

최근 뮤지컬의 성패는 캐스팅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꼭 바람직한 경향은 아니지만 주판알을 튕겨야하는 제작자들로서는 스타캐스팅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닥터 지바고'는 넘버원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조승우가 막판에 극적으로 합류하면서 작품 전체의 무게감이 달라졌다. 당초 캐스팅된 주지훈이 성대결절로 하차한 빈자리를 '지존'이 메워 오히려 큰 전화위복이 됐다.

조승우 못지않은 흥행파워를 갖고 있는 홍광호가 함께 타이틀롤 맡았다. '지킬 앤 하이드'의 흥행을 이끌었던 두 주역이 다시 투 톱을 형성했다. 여기에 김지우 전미도 최현주 강필석 등이 함께 한다. 조승우의 투입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완벽주의자답게 충분한 연습을 거쳐 무대에 오를 게 당연하다.

'엘리자벳' 역시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한다. 비운의 왕비 역에 국내 뮤지컬을 대표하는 두 여배우 김선영과 옥주현이 캐스팅됐고, 그녀를 따라다니는 '죽음' 역을 김준수 류정한 송창의가 나눠 맡는다. 조연진도 탄탄하다. 김수용 최민철 박은태 윤영석 민영기 등이 나서 안정감이 돋보인다. '모차르트!' '천국의 눈물' 등에서 조승우 못지않은 티켓 파워를 자랑했던 김준수의 활약상도 관심거리다.

예술성과 완성도의 깊이

최근의 뮤지컬은 아이돌스타들을 앞세운 이른바 '쇼뮤지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반면, 두 작품은 깊이와 예술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닥터 지바고'는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노벨상 수상 소설과 오마 샤리프 주연의 영화로 유명한 작품에 뿌리를 두고 있다. 러시아 10월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 남자의 사랑과 열정을 그린다. 요동치는 역사 속에서 펼쳐지는 웅장한 러브스토리라 지난해 호주 초연 때 '제2의 레미제라블'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닥터 지바고'는 한국과 미국, 호주 3개국 프로듀서들의 공동 프로젝트로 지난해 호주 초연과 이번 한국 공연에 이어 내년 웨스트엔드에서 막을 올리며 이후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 진출할 예정이다.

'엘리자벳'는 지난 1992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초연된 뮤지컬로 유럽은 물론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모으며 지금까지 약 900만명을 동원한 유럽 최고의 흥행 뮤지컬이다. '모차르트!'로 국내팬들에게 낯익은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 콤비의 최초 히트작으로 아름다운 음악이 특히 유명하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흥망과 맞물려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던 황후 엘리자벳의 이야기에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해 아름답게 재탄생시켰다.

뮤지컬 전용관의 맞대결

공연장의 자존심 대결도 흥미롭다. '닥터 지바고'의 잠실 샤롯데씨어터(1250석)는 지난 2006년 개관한 국내 최초의 뮤지컬 전용관이다. 품격있고 편안한 공간이란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엘리자벳'이 공연되는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1500석)은 지난해 말 오픈한 국내 최대 규모의 뮤지컬전용관으로 이미 '조로'를 히트시켰다. '닥터 지바고'는 6월3일까지, '엘리자벳'은 5월 13일까지 약 4개월씩 공연한다. 장기 레이스의 승자가 어디가 될 지 궁금하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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