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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훈은 자뻑남인가봐요. 참 재미있는 사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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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균은 드라마 '브레인'에서 신경외과 의사 이강훈 역을 기다렸다는 듯 완벽하게 소화하며 여심(女心)을 흔들어놓았다. 가히 '나쁜 남자'의 치명적인 매력이라 할 만하다. 수화기를 귀에 대지 않고 통화하는 모습이나 손목을 휙 돌려 자동문을 여는 식의 알 수 없는 행동마저도 수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스마트폰을 사용해본 적이 없었는데 성능이 너무 좋아 그냥 앞으로 들고 있어도 소리가 잘 들리더라구요. 그래서 한 번 해본 건데 잘 어울리는 것 같아 계속했어요(웃음). 자동문 여는 건 이강훈이라면 성격이 급하니까 그렇게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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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균은 '브레인'으로 지난해 KBS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한창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주인공에게 대상이 돌아간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더욱이 '브레인'은 10% 초·중반대의 시청률로 흥행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다. 그만큼 신하균의 연기가 돋보였다는 의미다. 그러나 그는 "전혀 예상 못했다. 대상도 물론 좋았지만 앞서 네티즌상을 받았을 때 정말 기뻤다. 시청자 반응을 직접 체험하는 것이라 기분이 남달랐던 거 같다"고 말했다.
인간의 욕망과 병원 내부의 권력 다툼이라는 묵직한 이야기에 양념처럼 곁들인 러브라인도 드라마 팬들에겐 즐거움을 선사했다. 심지어 최정원과의 멜로 연기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이 예사롭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신하균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시작부터 애정신이 별로 없었어요. 윤지혜 자취방신도 보이기엔 애틋해도 스태프 수십명이 들어찬 비좁은 오피스텔에서 5시간 넘게 찍었어요. 거기서 노래까지 불렀으니 무슨 정신으로, 어떻게 찍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드라마에서는 결실을 맺었지만 현실에서 그는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긴 외로운 솔로다. "이강훈처럼 까칠하진 않지만 성격이 무뚝뚝하고 무심한 편이에요. 감정에 동요되는 스타일도 아니구요. 표현도 잘 안 하죠. 그래서 주변에 여자들이 없나 봐요.(웃음) 특별히 이상형은 없어요. 제 나이가 되면 취향을 따지긴 어렵잖아요. 같이 있으면 편하고 재미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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