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신하균 "대상보다 네티즌상 받을 때 더 좋았다"

김명은 기자

기사입력 2012-01-24 08:25 | 최종수정 2012-01-25 08:12


사진=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이강훈은 자뻑남인가봐요. 참 재미있는 사람이죠?"

병이 난 후배 윤지혜(최정원)의 자취방을 찾아간 이강훈(신하균)은 현관문 번호키 비밀번호가 자신의 생일 네 자리 숫자라는 걸 알고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감미로운 세레나데를 선사하며 애틋한 키스신까지 선보였지만 이강훈은 결국 사랑 앞에서도 끝까지 이기적이었다.

배우 신하균(38)에게도 이런 이강훈이 '자뻑남'으로 다가올 수밖에. 그렇지만 자신감을 빼고 이강훈을 말할 수 있을까. 드라마의 엔딩 역시 그런 이강훈의 모습을 가장 압축적으로 그려냈다. "사람이 쉽게 변할 수 있겠어요. 가장 이강훈스럽게 잘 표현된 엔딩이라고 생각해요. 만족합니다."


사진=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휴대전화 왜 그렇게 받았냐구요?

신하균은 드라마 '브레인'에서 신경외과 의사 이강훈 역을 기다렸다는 듯 완벽하게 소화하며 여심(女心)을 흔들어놓았다. 가히 '나쁜 남자'의 치명적인 매력이라 할 만하다. 수화기를 귀에 대지 않고 통화하는 모습이나 손목을 휙 돌려 자동문을 여는 식의 알 수 없는 행동마저도 수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스마트폰을 사용해본 적이 없었는데 성능이 너무 좋아 그냥 앞으로 들고 있어도 소리가 잘 들리더라구요. 그래서 한 번 해본 건데 잘 어울리는 것 같아 계속했어요(웃음). 자동문 여는 건 이강훈이라면 성격이 급하니까 그렇게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브레인' 속 이강훈은 자신만만하지만 사실 연민이 느껴지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신하균이 8년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면서 이 작품을 택한 이유 또한 이 때문이다. "시놉이랑 대본 4부까지 나온 걸 보고 출연을 결정했어요. 의사라는 직업에 일단 관심이 갔죠. 하지만 겉으로 보여지는 화려함이나 사회적인 지위보다 이강훈이라는 인물이 불쌍하게 다가왔어요. 연민이 느껴졌죠. 스토리 또한 모든 사람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사회 축소판 같잖아요. 무엇보다 인간의 욕망을 건드리는 부분이 좋았어요."


사진=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이 나이에 취향 따질 수 없죠

신하균은 '브레인'으로 지난해 KBS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한창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주인공에게 대상이 돌아간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더욱이 '브레인'은 10% 초·중반대의 시청률로 흥행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다. 그만큼 신하균의 연기가 돋보였다는 의미다. 그러나 그는 "전혀 예상 못했다. 대상도 물론 좋았지만 앞서 네티즌상을 받았을 때 정말 기뻤다. 시청자 반응을 직접 체험하는 것이라 기분이 남달랐던 거 같다"고 말했다.


인간의 욕망과 병원 내부의 권력 다툼이라는 묵직한 이야기에 양념처럼 곁들인 러브라인도 드라마 팬들에겐 즐거움을 선사했다. 심지어 최정원과의 멜로 연기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이 예사롭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신하균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시작부터 애정신이 별로 없었어요. 윤지혜 자취방신도 보이기엔 애틋해도 스태프 수십명이 들어찬 비좁은 오피스텔에서 5시간 넘게 찍었어요. 거기서 노래까지 불렀으니 무슨 정신으로, 어떻게 찍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드라마에서는 결실을 맺었지만 현실에서 그는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긴 외로운 솔로다. "이강훈처럼 까칠하진 않지만 성격이 무뚝뚝하고 무심한 편이에요. 감정에 동요되는 스타일도 아니구요. 표현도 잘 안 하죠. 그래서 주변에 여자들이 없나 봐요.(웃음) 특별히 이상형은 없어요. 제 나이가 되면 취향을 따지긴 어렵잖아요. 같이 있으면 편하고 재미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사진=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