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평받는 '초한지'가 넘어야할 산 3가지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2-01-16 11:36 | 최종수정 2012-01-17 15:51


사진제공=SBS

SBS 월화극 '샐러리맨 초한지'(이하 초한지)는 방송 초반 시청자들에게 연이은 호평을 받는 중이다. 하지만 아직 기대만큼의 시청률이 나오지는 않고 있다. 동시간대 경쟁을 하고 있는 KBS2 '브레인'이 이번 주 종영하면 상황은 또 달라지겠지만 '초한지' 자체적으로도 그저 넋놓고 시청률이 오르기를 기다릴 수는 없는 일이다.

꼴찌에서 만족할래?

역시 가장 위협요소는 동시간대 경쟁작이다. 월화극 1위 자리를 지키던 '브레인'이 17일 종영하면 1020세대에 막강한 지지를 받고 있는 '드림하이2'가 등장한다. 사실 작품의 이름값만 놓고 본다면 '드림하이2'는 '브레인'보다 더 두려운 상대일 수도 있다. 게다가 MBC '빛과 그림자'의 상승세도 위협요소다. 지난 해 11월 9.5%(이하 AGB닐슨)로 시작한 '빛과 그림자'는 줄곧 상승세를 타더니 지난 16일에는 16.8%까지 상승하며 월화극 1위 자리에 꿰찼다. KBS2 송출 중단 사태에 힘입은바 크지만 막강한 경쟁자임은 분명하다. 반면 '초한지'는 16일에도 12.1%를 기록하며 송출 중단의 큰 수혜(?)를 입지는 못했다.

마니아 드라마 될래?

'초한지'가 마니아 드라마로 방향성을 정한다면 시청률은 이 정도에서 만족할 수도 있다. '그들이 사는 세상'이나 '달콤한 인생'처럼 전문가들에게 큰 호평을 받고 마니아층의 절대적인 지지로 아직도 회자되는 작품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니아보다는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서는 좀더 중장년층에 어필할 수 있는 소재가 필요해 보인다. '초한지'는 장장 7개월에 걸쳐 60부작에 이르는 드라마 '자이언트'를 성공으로 이끈 유인식 PD와 장영철 정경순 작가가 만드는 작품이다. 이들의 구성력이라면 '초한지'를 대중적으로 성공하게 만들 가능성은 충분하다.


사진제공=SBS
시트콤과 경쟁할래?

같은 맥락으로 시트콤처럼 변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많다. 코믹은 '초한지'를 재미있게 만드는 첨가물 같은 존재다. 하지만 코믹에 너무 집중해버린다면 중국소설 '초한지'를 빗대 샐러리맨들의 애환과 성공 스토리를 그린다는 초기 의도를 벗어날 수 있다. 게다가 '도롱뇽 도사와 그림자 조작단' '선녀가 필요해'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등 최근 봇물 터지듯 등장하는 시트콤들과 '차이가 뭐냐'는 볼멘 소리를 들을 가능성도 높다. 한 방송 관계자는 "코믹한 드라마는 살지만 코미디 드라마는 힘들다. '초한지'가 지금처럼 코믹과 정극의 사이를 잘 넘나들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중도를 지키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말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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