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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월화극 '샐러리맨 초한지'(이하 초한지)는 방송 초반 시청자들에게 연이은 호평을 받는 중이다. 하지만 아직 기대만큼의 시청률이 나오지는 않고 있다. 동시간대 경쟁을 하고 있는 KBS2 '브레인'이 이번 주 종영하면 상황은 또 달라지겠지만 '초한지' 자체적으로도 그저 넋놓고 시청률이 오르기를 기다릴 수는 없는 일이다.
마니아 드라마 될래?
'초한지'가 마니아 드라마로 방향성을 정한다면 시청률은 이 정도에서 만족할 수도 있다. '그들이 사는 세상'이나 '달콤한 인생'처럼 전문가들에게 큰 호평을 받고 마니아층의 절대적인 지지로 아직도 회자되는 작품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니아보다는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서는 좀더 중장년층에 어필할 수 있는 소재가 필요해 보인다. '초한지'는 장장 7개월에 걸쳐 60부작에 이르는 드라마 '자이언트'를 성공으로 이끈 유인식 PD와 장영철 정경순 작가가 만드는 작품이다. 이들의 구성력이라면 '초한지'를 대중적으로 성공하게 만들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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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맥락으로 시트콤처럼 변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많다. 코믹은 '초한지'를 재미있게 만드는 첨가물 같은 존재다. 하지만 코믹에 너무 집중해버린다면 중국소설 '초한지'를 빗대 샐러리맨들의 애환과 성공 스토리를 그린다는 초기 의도를 벗어날 수 있다. 게다가 '도롱뇽 도사와 그림자 조작단' '선녀가 필요해'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등 최근 봇물 터지듯 등장하는 시트콤들과 '차이가 뭐냐'는 볼멘 소리를 들을 가능성도 높다. 한 방송 관계자는 "코믹한 드라마는 살지만 코미디 드라마는 힘들다. '초한지'가 지금처럼 코믹과 정극의 사이를 잘 넘나들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중도를 지키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말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