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킥'에서 '도롱뇽'까지, 기피대상 1호였던 '시트콤' 다시 전성기?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2-01-13 11:09 | 최종수정 2012-01-13 16:20


MBC일일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한때 '몰락'이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시트콤은 시청률의 무덤이었고 방송사의 기피대상이었다. '하이킥'시리즈 정도만 국내 방송가에서 그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이 '시트콤'이 다시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올해 들어 기존 MBC 외에 나머지 지상파 2사에서도 다시 시트콤을 편성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세번째 시즌까지 온 '하이킥'은 역시 '명불허전'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인물들의 캐릭터가 잡히면서 김병욱표 시트콤의 '결정판'이라고 할 정도로 그 완성도가 높아졌다. 특히 박하선 윤계상 백진희 서지석 김지원 크리스탈 등 출연배우들의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이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3)을 '명품' 시트콤 반열에 올려놓은 상태다.

이에 맞서 KBS는 정면승부를 택했다. 다음 달 13일부터 KBS2에서는 일일시트콤 '선녀가 필요해'를 '하이킥3'와 동시간대에 편성하는 '맞불' 작전을 편다. 하늘 나라에 살던 선녀 모녀가 지상에 내려와 벌어지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그린 '선녀가 필요해'는 한국적인 정서를 담아내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유지할 계획으로 차인표 신혜진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동해 그 완성도를 기대케하고 있다. 지난 10일 전북 남원 광한루 등을 배경으로 첫 촬영에 들어간 '선녀가 필요해'는 '하이킥3' 뿐 아니라 후속 시트콤과도 맞대결을 펼친다.


KBS시트콤 '선녀가 필요해'에 출연하는 차인표, 심혜진. 스포츠조선DB
SBS는 일일시트콤보다는 주간 시트콤으로 승부수를 뒀다. 오는 27일 첫 방송하는 '도롱뇽도사와 그림자 조작단'(이하 도롱뇽)은 SBS가 '귀엽거나 미치거나' 이후 7년만에 공식적으로 '시트콤'이라는 명함을 붙여준 작품이다.

10부작으로 기획된 '도롱뇽'은 '순풍산부인과' '똑바로 살아라'를 집필한 서은정 작가와 '웰컴투더쇼' '절친노트' 등을 만든 박승민 PD가 의기투합한 시트콤이다. 선달(오달수)과 원삼(임원희) 등 2인조 좀도둑이 우연히 도롱뇽도사(이병준)의 집에 눌러 앉게 되면서 천재 해커 민혁(민호)와 샤머니즘을 신봉하는 형사 경자(류현경)와 엮이며 벌이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다뤘다. 제작사 초록뱀 미디어 측은 "'도롱뇽'은 단순한 친구나 연인, 가족 관계의 시트콤이 아니라 수사물과 악당 캐릭터를 결합시킨 신선한 소재를 코믹 스토리로 풀어냈다"며 "추운 날씨 속에도 배우들이 시트콤을 위해 열연을 해주고 있어 대박 조짐이 보인다" 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3일 일산의 한 병원에서 첫 촬영을 시작한 '도롱뇽'은 시간에 쫓기지 않고 '미드'식으로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복안으로 10부작 주 1회 방송한다. 출연 배우들의 면면만 봐도 얼마나 완성도에 신경을 썼는지 가늠케 한다.

한 방송 관계자는 "여러가지 내외적인 요인으로 전반적인 시청률 하락을 겪고 있는 방송사들이 '시트콤'이라는 장르를 전략상품으로 파악한 것 같다"며 "경기 침체 등과 맞물려 웃음을 주는 시트콤 장르가 올해에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이킥3'와 '선녀가 필요해' 그리고 '도롱뇽'이 다시 '시트콤 전성시대'를 이끌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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