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극 '해를 품은 달'에 연우의 뇌구조와 조선시대판 '차도남'인 '차궐남'이 등장했다.
11일 방송에선 세자 훤(여진구)를 보살피는 동궁전 내시 형선(정은표)의 감초 같은 활약이 돋보였다. 연우(김유정)를 몰래 만나려 했던 훤은 형선의 잘못된 주선으로 보경(김소현)을 만나게 됐고, 연우가 거짓을 말했다는 형선의 얘기에 "왜 그 아이가 그런 거짓말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형선은 "연우 아가씨의 머릿속 생각을 그림으로 그려본 것"이라며 뇌구조 그림을 펼쳐놓고 설명을 시작했다. 그는 뇌구조 그림을 가리키며 "연우 아가씨의 오라버니, 즉 허문학이 7할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허문학과 같은 절세가인 초천재를 한집에서 보고 자랐으니 웬만한 사내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집에서 수학한 양명군과 김제운이란 자의 매력 또한 만만치 않다. 호탕하고 유쾌한 매력을 지닌 쾌남아 양명군이 2할. 뭘 해도 그림이 되는 차궐남 김제운이 1할을 차지한다"고 평했다. 훤은 고개를 갸웃하며 '차궐남'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형선의 명쾌한 답변이 이어졌다. "차가운 궁궐남자를 이르는 말로, 궁녀들의 붙여준 별명"이라는 것.
훤은 다시 뇌구조 그림 속에 작은 점을 발견했다. 그 점이 바로 세자 훤의 존재라고 형선이 설명하자, 훤은 "연우 낭자에게 내 존재감이 저것밖에 안 되냐"며 울상을 지었다. 사극임에도 현대적 상상력을 가미한 설정으로 시청자들에게 깨알같은 재미를 전한 명장면이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