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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네가 여기 있는 게 제일 싫어. 네가 여기 없었으면 좋겠어."
하지만 이날 이서진의 발언을 두고 이후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설전이 오갔다. "MC가 그럼 말도 안 하고 가만히 있어야 하나" "'미대형'이라는 캐릭터도 이수근이 만들어준 거 아니냐"며 그의 발언을 문제삼는 측이 있는가 하면 "이수근이 너무 나서는 것 같다" "이수근이 너무 (멘트) 욕심을 낸다"며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이는 쪽도 있었다. 심지어 오프닝과 엔딩을 장식하는 리딩 롤과 관련한 이승기와 이수근의 대립 문제로 몰아가는 이들도 있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웃음을 위해 때로는 멤버들간에 독특한 관계가 형성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날 두 사람의 묘한 대립각을 그냥 웃음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은 이서진이 바로 전문 예능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기인한다. 만약 강호동이 있었다면 '윽박지르는 형님'과 '깐족대는 동생'으로 역할 관계가 분명히 드러났을 것이다.
이는 곧 새롭게 시작할 '1박2일' 후속 프로그램의 출연진이 어떻게 구성돼야 하는 지를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1박2일'과 '무한도전' '런닝맨' 등 '잘 나가는' 예능 프로그램에 왜 강호동과 유재석이 있어야 하고 있을 수밖에 없는 지를 설명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때로는 악역을 자처하고 또 모두를 품고 가는 선장으로서 메인 MC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켜줬다.
강호동 없이도 건재한 듯 보이는 '1박2일'이지만 강호동이 없었으면 지금의 '1박2일'도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은 그래서 설득력을 얻는 것이다.
'1박2일' 후속 프로그램이 과거의 '패밀리가 떴다-시즌2'와 같은 실패 사례로 남지 않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메인 MC를 찾는 일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