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과 이시영이 제대로 망가졌는데 어떡하나? '해를 품은 달'의 꽃도령 4인방에게 더 눈길이 가는 것을…"
지난 4일 일제히 시작된 지상파 방송3사의 수목극 가운데 두 사람이 주연으로 나선 KBS2 '난폭한 로맨스'가 참패를 기록했다.
경쟁 드라마와 달리 코믹적인 코드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차별화를 꾀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호평 속 시청률 빈곤'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관계자들마저도 "어떻게 이럴 수 있냐"며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한 안방극장에서 초반 시청률은 이후 경쟁구도에 적잖이 영향을 미치게 된다. '난폭한 로맨스'가 첫 주 방송에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실패한 요인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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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지나친 코믹설정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동욱과 이시영이 '망가짐'을 불사하고 다채로운 표정 연기로 웃음을 선사했지만 내면의 깊이를 드러내지 못하는 단선적인 스토리는 이들의 연기를 마치 '몸개그' 수준으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앞으로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가미되면서 분위기는 달라지겠지만 초반의 '과한' 코믹 설정이 오히려 뒤이어 따라올 진지함마저 철저히 가리는 부작용을 낳은 셈이다.
이시영 대사 들리세요?
여주인공 이시영의 발음이 부정확하면서 대사 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들이 많다. 이시영은 이번 드라마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 투혼을 펼치며 큰 호평을 얻고 있다. "이시영 대박"이라는 문구가 온라인을 점령하기까지 했다. 풍부한 표정 연기에 여배우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액션 연기까지 안정되게 소화하면서 그 열정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고 있는 것. 하지만 또렷하지 못한 발성과 뭉개지는 발음 때문에 대사가 잘 전달되지 않아 시청자들의 집중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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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작 MBC '해를 품은 달'의 인기는 '난폭한 로맨스'의 비상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듯하다. 첫 회 방송이 나간 후 SBS '부탁해요 캡틴'은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혹평에 시달렸지만 이튿날 방송에서 오히려 시청률이 상승했다. 반면 '난폭한 로맨스'는 호평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은 떨어졌다. '부탁해요 캡틴'은 주인공 한다진(구혜선)의 슬픈 가족사 등을 통해 신파적인 감수성을 자극하며 오히려 안정된 시청층을 흡수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그런데 '난폭한 로맨스'는 궁중 판타지 로맨스를 표방한 '해를 품은 달'의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설 자리가 좁은 상황이다. '해를 품은 달'이 사극을 좋아하는 기존 시청자들과 달달한 로맨스를 즐기는 또 다른 시청층까지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난폭한 로맨스'로서는 이래저래 헤쳐나가야 할 난관들이 많은 상황이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