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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무한도전'이 '나는 가수다'의 형식과 내용을 빌려온 '나름 가수다' 특집으로 또 한편의 '레전드'를 썼다. 7일 방송된 '나름 가수다' 최종경연 편은 '원작'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무한도전'의 도전정신을 또 한번 업그레이드시킨 최고의 무대였다.
청중평가단 600명의 선택에 의해 희비가 엇갈렸지만, 이날 공연에서 순위 자체가 크게 의미 있는 게 아니란 건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결과가 궁금해지고 순위가 발표되던 순간에 절로 긴장됐던 건 '나름 가수다'가 '나는 가수다'의 단순 패러디 이상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음악적으로도 완성도가 높았고, 멤버마다 개성도 뚜렷했다. 그들은 '나름 가수'가 아니라, '진짜 가수' 같았다. 유재석은 업그레이드된 복고풍 무대를 선보였고, 길과 개리-정인은 힙합으로 객석을 달궜다. 뮤지컬을 보는 것 같았던 정형돈의 '영계백숙'은 원곡자 윤종신에게 "아티스트 반열에 올랐다"는 칭찬을 받았다. 경쟁이 유발한 긴장감 속에서도 재미와 감동을 이끌어낼 수 있음을 '무한도전'은 입증했다.
이날 방송은 3년 3개월 만에 시청률 20%를 넘겼고, 공연곡은 각종 음원사이트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시청자들과 동료들의 호평이 쏟아진 것은 물론, 멤버 본인들도 크게 만족하고 있다. 개리는 "무한도전 멤버들은 천재다"라고 극찬했고, 길도 "수많은 공연을 해왔지만, 이렇게 눈물, 웃음, 감동, 에너지, 그리고 모두가 하나되는 무대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준하도 "너무 행복했던 순간이었다"며 감사의 말을 트위터에 남겼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