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에는 그 회사의 현재와 미래가 담겨 있다.
그랬더니 결국 대세는 모바일이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플랫폼이 대중화 원년을 맞은 지난해부터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고, 이 추세가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
가장 큰 약진을 보인 곳은 모바일 게임사 시총 1위인 게임빌이었다. 게임빌의 2011년 1월3일 종가는 2만7550원이었는데, 1년 후인 2012년 1월3일 종가는 6만8200원이었다. 248%나 증가한 수치. 지난해 8만1900원의 최고가를 찍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시총은 1500억원대에서 3800억원대로 급신장했다. '제노니아' 시리즈와 '프로야구' 시리즈, 여기에 '에어펭귄' 등의 신작이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모은 결과다.
기존 피처폰의 경우 다운로드 과금 이외엔 별다른 수익모델이 없었지만, 스마트폰에선 아이템 판매뿐 아니라 게임내 광고 시장이 부쩍 성장하면서 수익원이 다양해졌다. 또 국내 오픈마켓에서 게임 카테고리가 지난해 11월 본격적으로 개방되면서,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의 매출 증가도 기대되고 있다.
물론 이들의 앞길에 '탄탄대로'만 깔린 것은 아니다. 온라인 게임사들이 앞다퉈 모바일 시장에 진출하면서 한층 경쟁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는 지난 2일 시무식에서 새해 화두로 협업을 강조하면서 "현재는 위기이다. 환경이 급변하면서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 모바일 시대로 완전히 넘어가고 있다"며 모바일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엔씨소프트는 2011년 1월3일 20만7000원이었던 주가가 1년 후엔 30만500원으로 145% 증가하는데 그쳤다. 시총은 6조5600억원을 넘어섰지만, 기존 '리니지' 시리즈와 '아이온'을 제외하곤 이렇다 할 수익원이 없다. 올해는 '블레이드 앤 소울', '길드워2' 등 신작이 연달아 나와 성장성은 충분하다. 지난달 출시한 모바일 플랫폼 'WEMO'를 바탕으로 다양한 게임 출시도 예정돼 있다. 신작 온라인 게임뿐 아니라 모바일 시장에서의 선전 여부가 회사의 향후 명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총 2위인 네오위즈게임즈는 오히려 뒤로 밀렸다. 2011년 1월3일 4만5400원에서 1년 후인 2012년 1월3일에는 4만2600원으로 뒷걸음질쳤다. 지난해 최고가 7만5400원과 비교해 44% 이상 떨어졌다.
자체 개발작인 '디젤'과 '퍼즐버블' 등이 시장으로부터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한데다, 해외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크로스파이어'의 성장세가 둔화됐다. 또 올해는 '크로스파이어'의 재계약 문제까지 걸려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상반기 공개 예정인 액션 MMORPG '레이더즈',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 '야구의 신' 등 올 신작에 기대를 걸고 있다.
과연 이들의 내년 1월3일 주가는 또 어떻게 변해있을지, 올 한해의 결과에 달려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