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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문재인 강용석 등 정치인의 예능 공습, 득과 실은 무엇?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2-01-03 11:42 | 최종수정 2012-01-03 15:43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한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제공=SBS

2012년 초 정치인들의 예능 공습이 시작됐다. TV토론 프로그램에나 등장할 법한 정치인들이 연이어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해 입담을 자랑하고 있다. 정치인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어떻게 봐야할까.

대권주자로 꼽히는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일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 출연했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소탈한 면모를 시청자들에게 선보이며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까지 장식했다. 덕분에 '힐링캠프'의 시청률은 지난 주 방송분보다 무려 6.3%포인트나 뛰어올라 12.2%(AGB닐슨)를 기록하며 4주 연속 월요 예능 1위를 차지했던 '안녕하세요'를 제쳤다. 게다가 오는 9일에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출연을 예고하고 나섰다.

두 유력 대권주자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한 주 간격으로 출연하며 간접 맞대결을 펼치는 일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특이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더 '기이한'(?) 일도 벌어졌다. 개그맨 최효종을 고소해 논란을 일으켰던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3일 방송하는 케이블채널 tvN '화성인 바이러스'(이하 화성인)에 '고소고발 집착남'으로 출연하는 것. 이경규 김구라 김성주가 MC를 맡고 있는 '화성인'은 특이한 것에 집착하는 일반인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으로 그동안 '난장판녀' '누렁이녀''십덕후' 등 출연해 화제를 모아왔다. 이 프로그램에 강의원이 출연한다는 사실에 네티즌들도 의아해하고 있는 상태. 그가 이 방송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지도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그는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내 롤모델은 김구라다"라고 폭탄 발언을 했다. 이날 방송에서 강 의원은 만 건이 넘는 악플은 물론 세 MC들의 융단폭격에도 끄떡없는 강철 멘탈을 지녀 모두를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게다가 강의원과 허경영 총재가 전화연결을 하는 '엽기적'인 장면까지 등장할 예정이다.

강 의원은 MBC '주병진의 토크 콘서트'(이하 토콘)에도 인터뷰 형식으로 등장할 예정이었으나 취소된 바 있다. 그의 출연은 불발로 끝났지만 '토콘'에는 아직 정치인이 출연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주병진은 지난 해 말 기자간담회에서 연예인뿐 아니라 정치인 및 사회 저명인사를 게스트로 초청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정치인이나 명사를 초청했을 경우, 개인의 소박한 문제나 정치 외적인 것을 소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 출연한 강용석 의원. 사진제공=CJ E&M
정치권에서도 예능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년만에 총선과 대선이 한 해에 몰려있는 '선거의 해'를 맞아 대중들에게 가장 어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라는 것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몇몇 정치인들이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소탈한 면이나 인간적인 면을 과시해 실익이 있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경계해야할 부분도 있다. 자칫 정치적으로 활용될 우려가 있다는 것. 대중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 목적인 예능 프로그램이 정치인들의 공습으로 정치색만 드러낸 채 정작 본연의 임무에 소홀해질 수 있는 부분이다. 게다가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선전 도구로 방송을 이용한다는 지적도 피하기 힘들다. 이 관계자는 "사실 제작진 입장에서도 정치인의 예능 출연은 모험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올해 같이 민감한 해에는 득과 실이 동시에 드러나 방송가도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털어놨다. 때문에 정치인의 예능 출연에도 '중용'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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