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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시상식이 끝나자 각종 매체들이 일제히 '나눠주기식' '공정성 시비'를 들며 시상식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근 몇년간 꾸준히 나오는 이같은 문제 제기에도 방송사 시상식들은 늘 제자리 걸음을 하는 중이다. 왜 일까.
이같이 매년 논란을 일으키면서도 폐해가 고쳐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연말 시상식에 공정성을 요구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지상파 방송의 연말 시상식은 예능과 드라마가 나뉘어 각 방송사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상파 통합 시상식도 아니다. 자사에서 만든 방송에 자사가 상을 주는 기형적인 제도다.
시청률이 낮은 드라마나 높은 드라마나 배우, 제작진이 고생을 하기는 매 한가지다. 게다가 방송사는 매년 드라마나 예능을 만들 것이고 배우들은 늘 필요하다. 이번 드라마가 실패했다고 다음 드라마에서 성공하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한사람만 상을 줘서 다른 배우의 마음을 상하게 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제일 잘한 사람만 상을 주는 것이 더 손해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하게 상을 주라고 요구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한 연예 관계자는 "해마다 지적되지만 방송사는 시상식을 공정하게 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다. 시상식의 권위보다는 배우 챙겨주기가 더 급한 것이 현실이다"라며 "차라리 지상파 통합 시상식을 추진하라는 것이 더 현실적인 조언이다"라고 귀띔했다.
방송사에 '공정해져라' '퍼주기 하지마라'라고 해봐야 허공에 외치는 메아리가 되는 이유는 그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청자들에게 남은 선택은 '시상식이 재미없으면 보지 말라'는 것 뿐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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