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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이대로는 안된다. 2012년 K-POP 발전을 위한 3가지 제안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2-01-01 17:05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2011년을 가장 뜨겁게 달군 키워드 중 하나는 'K-POP'이다. 아이돌 그룹을 중심으로 수많은 한국 가수들이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을 점령했고, 유럽권과 북미권 남미권까지 진출하면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였다. 심지어는 갓 데뷔한 신인들까지도 해외 진출을 선언하는 경우도 생겼다.

하지만 역풍도 적지 않았다. '안티 K-POP'을 외치는 움직임도 발생하고 있으며, K-POP에 대해 '거품'이란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2012년을 맞은 K-POP,과연 이대로 괜찮은걸까? K-POP 열풍이 계속되기 위한 방안을 짚어봤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방송사들은 빠져라!

2011년 KBS SBS MBC는 각각 옴니버스식 해외 공연 개최에 열을 올렸다. 지난 2010년 11월 SBS가 일본 사이타마에서 진행한 한류 콘서트 이후 2011년에만 일본 태국 중국 등에서 8번의 한류 콘서트가 열렸다. 특히 일본에서는 6회 공연이 진행됐는데 매회 현지 톱가수의 공연보다도 비싼 티켓가, 품질 낮은 굿즈의 고가 판매로 수많은 논란이 일었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이로 인한 이미지 실추 문제는 고스란히 가수들과 제작자들이 해결해야할 문제였다. 티켓 파워가 있는 가수들 위주로 공연을 기획하다보니 매번 비슷한 출연진이 무대를 꾸미게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가 출연한다고 해도 고작 2~3곡을 듣자고 매번 지갑을 여는 팬들은 많지 않다. 장기적으로 봤을 땐 이미지 소비가 심각하다는 문제도 있다.

뿐만 아니라 무대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제한석 조차 8800엔(13만 667원)에 판매하는 등 지나친 수익 챙기기에 질린 팬들의 반감을 줄이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그렇다고 가수들이 제대로 된 대우를 받은 것도 아니다. 정상적인 해외 개런티의 반 정도 밖에 안되는 금액으로 출연을 요구받고, 이마저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한 관계자는 "방송사에서 정상적인 해외 개런티 반도 안되는 금액을 제시했다. 공연이 생갭다 성공하지 못하자 그 반 정도 되는 금액을 부르더라"고 털어놨다.


결국 옴니버스식 공연은 철저하게 '방송사에게만' 득이 될 뿐, '제 살 깎아먹기' 밖에 안된다는 지적이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이미 옴니버스 공연에 대해 식상하다는 반응이다. 팬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그룹만을 보고 싶어하는데 중구난방식으로 가수들이 출연하다보니 비슷비슷하다고 한다"며 "심지어 옴니버스 공연이 마치 컴필레이션 앨범이 한창 인기를 끌던 시대를 보는 것 같다고도 한다. 당시 컴필레이션 앨범이 불이나게 팔렸지만 이후 음반 산업에 큰 타격이 됐다"고 밝혔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또 다른 관계자는 "한 번 식상함을 느낀 팬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은 무척 어렵다.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초대형 가수를 제외하고는 단독공연조차 개최하지 못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방송사에서 진정 K-POP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우리가 K-POP의 품격을 높이고, K-POP 확산에 막대한 공헌을 했다"는 주장을 할 때가 아니라, 옴니버스식 공연 개최를 중단해야한다는 것이다.


포미닛.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물량공세는 접고 현지화에 집중하라!

2011년 한 해 동안 일본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선언한 팀만 20여 팀에 육박한다. 한국에서 조금만 인기를 얻고 나면 'K-POP 열풍에 편승해보자'는 생각에 곧바로 일본행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


트러블메이커.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외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인지도 있는 가수들이 국내 시장을 비운 동안 왕좌를 탈환하고자 내공이 쌓이지 않은 팀들이 무더기로 등장했다. 아예 해외 시장을 목적으로 결성된 팀도 있을 정도다. 이들이 바로 해외 시장에 진출,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세 달 이내에 새 앨범을 발표하고 각종 DVD나 화보집까지 발간하면서 K-OPOP에 대한 전반적 기대심리를 하락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 또 해외 팬들이 좋아하는 후크송과 일렉트로닉 장르에 집중하게 되면서 음악적 한계에도 봉착했다.


지나.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한 관계자는 "K-POP에 대한 관심이 있는 상황이니 '일단 앨범만 발표하면 되겠지'란 생각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무조건 K-POP이라고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그룹과 대표 노래를 아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10%도 안된다. 무조건적인 진출은 자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비스트.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또다른 관계자는 "물량공세를 할 것이 아니라 정확한 시장 분석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각 국가별로 선호하는 노래나 컨셉트, 안무가 다르고 언어 등 문화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이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 실제로 비스트 포미닛 지나 등이 소속된 큐브엔터테인먼트 홍승성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시장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언어 능력과 문화 적응력 등을 고려해 현지에 맞는 새로운 인재를 발굴, 미래를 준비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K-POP 인기의 거품을 빼라!

현재 K-POP의 인지도는 전세계적으로 상승 추세다. 하지만 'K-POP 붐'이라고 단정짓기엔 이르다.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은 물론 유럽과 남미권 공연까지 추진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비스트 윤두준이 기자회견에서 "K-POP 붐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국가마다 K-POP을 좋아하는 팬들은 있는데, 이 숫자가 좀 더 확대된 것 같다. 가능성은 분명히 있지만 대중적으로 K-POP이 터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듯, 지금은 'K-POP 열풍이 시작되는 시기'라는 것이 정확하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이 단계에서는 미디어의 힘을 빌어 과하게 성적을 부풀리기 보다는 체계적인 공략법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한 K-POP 열풍이 시작되려면 비욘세, 머라이어 캐리 등 세계적 팝스타와 겨룰 수 있는 인재 발굴이 가장 시급하다. 단순히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인형이 아니라, 실력있는 아티스트를 발굴해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확립되야 한다는 것.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한 관계자는 "'우리 것'만으로 세계시장에 어필하기엔 무리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실력이지만 현지 팬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언어 능력을 키우고, 고유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아티스트가 이런 기본적인 자질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 확립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제작자 입장에서는 단기간에 고수익을 창출하기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한국 가수들이 해외에 진출하면서 현지 기획사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현지 기획사는 그 지역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 하지만 비교적 낮은 계약금을 받고 계약을 체결한 뒤 행사 등 수익을 만들 수 있는 스케줄만을 허락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되면 가수가 탄탄한 팬덤을 구축, 한 단계 성장하는데 발목을 잡히게 된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카라의 소속사인 DSP미디어 이지훈 실장은 "당장의 이익만 보고 계약을 체결해서는 안된다. 정말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소규모라도 탄탄한 공연으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 돈이 되는 행사 스케줄만 소화하다 보면 해당 가수의 이미지가 실추돼 성장할 수 없다. 이는 절대적인 손실이다"고 평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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