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못하는 스타작가들, 왜 그럴까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1-12-23 11:35 | 최종수정 2011-12-26 15:58


사진제공=예인문화

스타 드라마 작가들이 줄줄이 흥행에서 '쓴 맛'을 보고 있다. 한때 '대한민국 대표 작가'라고 불릴 정도로 작품을 했다하면 시청률 30%를 넘겼던 작가들이 최근작에서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거둬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김수현 작가의 '천일의 약속'은 한때 19.2%(이하 AGB닐슨)까지 시청률이 치솟았지만 지난 12일에는 15.3%까지 하락하며 뒷심을 일었다. 물론 마지막회에서 19.8%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긴 했지만 20%는 끝내 넘기지 못하고 종영을 맞았다.

문영남 작가의 고민은 더 깊다. SBS '조강지처 클럽' MBC '수상한 삼형제' 등 방송사를 오가면 시청률 제조기 역할을 했던 문작가는 최근작 '폼나게 살거야'에서 늪에 빠져버렸다. 10%를 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들고 고민하고 있는 것. '폼나게 살거야'의 자체 최고 시청률은 지난 19일 기록한 9.9%다.

임성한 작가도 최근작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었다. 마지막회에서는 28%가 넘는 시청률을 얻었지만 초반에는 10%대에 머물며 52회 평균 17%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제빵왕 김탁구'로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던 강은경 작가도 '영광의 재인'에서는 20%에 못미치는 시청률을 기록중이다.

시청률보다 더 큰 문제는 이들 기성 작가들의 회당 원고료가 크게 치솟아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김수현 작가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회당 5000만원 가량의 원고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천일의 약속'은 미니시리즈이기 때문에 더 높은 액수를 받았을 수도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문영남 작가나 임성한 작가도 회당 3000에서 4000만원 가량의 원고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BS '폼나게 살거야' 스포츠조선DB
방송사들도 믿고 있던 작가들의 흥행공식이 깨졌다는 것에 적잖이 당황하는 눈치다. 한 방송 관계자는 "작가료로 거액을 투자해 만든 드라마가 신인 작가들이 쓴 드라마보다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일이 많아 방송사에서도 대안 찾기에 분주해졌다"고 귀띔했다.

이같이 중견 작가들이 주춤하는 원인을 전문가들은 소재에서 찾고 있다. 이 관계자는 또 "'흥행메이커'라고 불렸던 중견 작가들은 대부분 가족 이야기나 멜로에 치중한다. 하지만 최근 시청자들은 이같은 천편일률적인 소재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고액 작가들의 경쟁력이 그만큼 떨어진 것"이라며 "게다가 이 작가들이 늘 비슷한 내용의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것도 부진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색다른 소재를 발굴해내지 못하면 한창 아이디어 전쟁을 벌이고 있는 후배들의 공세에 쉽게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때문에 올 해는 고액 원고료를 받는 작가들의 '흥행 불패 신화'가 깨진 한해라고 할 수 있다. 2012년에는 드라마 시장에 또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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