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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율은 인기리에 종영한 SBS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한글창제의 일등공신인 삼궁녀 중 한명으로 팔도 사투리의 달인으로 출연했다. 극 초반엔 사투리를 쓸 기회가 없어 사투리 연기를 제대로 펼치지 못했지만, 종반엔 마음껏 사투리 연기를 선보였다. 한글 유포를 위해 궁을 벗어나면서 사투리가 봇물 터지듯 술술 나왔다.
"원래 대본 상에는 정종철씨가 오빠로 나온다. 드라마 초반엔 계속 나오지 않다가 나중에 나올 것으로 기대를 했는데, 전개에 따라 대본이 바뀌면서 밝혀지진 않았다. 만약에 남매 설정이 알려지면서 반전 캐릭터가 됐다면 많이들 놀랐을 거다. 조금은 아쉽지만 드라마가 워낙 급박하게 진행되고 이야기가 주인공들에게 집중되야 했기 때문에 당연한 선택이었다."
정종철과 신소율이 성대모사와 사투리로 한바탕 재미있는 연기를 펼치는 걸 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처음엔 한석규 선배님이 삼궁녀가 다 같은 한복을 입고 머리도 똑같이 하고 있으니까 구분을 잘 못하셨어요. 시간이 좀 지나서야 구분하고 알아보셨죠. 선배님에게 존재감을 심어주었다는 것만으로도 기뻤어요. 특히 선배님이 연기 분량이 끝나고 저희가 연기할 때도 카메라 뒤에서 다 시선을 맞춰주고 연기를 봐주시는데 정말 그것만으로도 영광이죠. 또 제가 원래 한 선배님이 나오시는 영화는 다 볼 정도로 좋아했거든요. 영화에서 정말 강한 캐릭터를 보여주셨는데, 드라마에선 정말 세종대왕 같아요. 빙의됐다는 게 말이 맞는 거 같아요."
궁녀 친구인 신세경과는 친구처럼 놀면서 촬영한 에피소드도 전했다.
"세경이가 '하이킥'만 보고는 얌전한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성격이 너무 쾌활하고 좋아요. 촬영장에서 서로 인터뷰 게임하면서 놀았어요. 손으로 마이크 만들어서 인터뷰하듯 취미, 이상형 이런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놀았어요."
'뿌리깊은 나무'를 통해 시청자에게 한발 더 다가선 신소율. 데뷔 당시 '리틀 신민아'라는 타이틀과 함께 주목을 받았지만, 이제부터는 신소율만의 색깔을 찾고자 한다. 특히 이번 드라마를 통해 연기에 대한 진지한 고민들이 더욱 깊어졌다. 동안이란 장점으로 고등학생 역과 선머슴 같은 캐릭터를 주로 소화했던 신소율이지만, '뿌리깊은 나무'를 통해 조금은 더 성숙한 연기를 펼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청소년 드라마와 독립영화, 화보를 통해선 어린 신소율을 선보였다면, '뿌리깊은 나무'를 계기로 머리도 기르고, 여성으로 성숙한 모습을 조금 보여줄 수 있었어요. 이제는 조금 더 성숙한 마음가짐으로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도록 할게요."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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