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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이수근은 왜 KBS 연예대상 후보에 들어가지 못했을까?
그렇다면 '개그콘서트' '승승장구' '해피선데이-1박2일' '청춘불패2' 등 올 한 해 KBS의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한 그의 공을 PD들이 몰라준 것일까. 아니면 미운털이라도 박힌 것일까.
외부로 알려지면 안 될 속사정이 있을 거라는 추측을 배제한다면 이번 결과는 예능계의 생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하나의 예로도 생각된다.
한 때 슬럼프를 겪었던 이경규와 신동엽은 지난해와 올해로 나눠 KBS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선보였다. 이경규는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을 통해 지난해 KBS 연예대상을 수상했고, 이어 올해도 프로그램을 계속 이끌어왔다. 한번 오른 제왕의 자리에서 반드시 밀려나야할 만큼의 위기를 겪진 않았다.
신동엽의 경우 스튜디오 녹화 프로그램이 늘면서 잠재해 있던 본인만의 독보적인 능력을 폭발시키며 '스타MC'로서의 존재감을 여실히 증명해보였다.
유재석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국민MC'라는 타이틀은 그를 늘 대상 후보 1순위에 올려놓는다.
김병만과 이승기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김병만은 '개그콘서트-달인'으로 지난해 강력한 대상 후보로 이미 거론됐던 인물이다. 아쉽게도 코미디 부문 최우수상에 만족해야 했지만 올 11월까지 '달인'을 계속해서 선보이며 대상 수상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승기는 '1박2일'로 지난해 쇼오락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당시 이수근은 같은 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1박2일'로는 이승기에게 자리를 빼앗겼고, '승승장구'로는 지난해 쇼오락 부문 신인상을 수상한 메인 MC 김승우에게 밀리고, 자신이 메인 MC로 나선 '청춘불패2'로 후보에 오르기엔 아직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기 전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공교롭게도 이수근은 다방면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도 대상 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불운'을 떠안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국민MC' 강호동이 연예계 잠정 은퇴를 선언하지 않았다면 펼쳐졌을 경쟁구도도 쉽게 예상해볼 만 하다.
한편 2011 KBS 연예대상은 오는 24일 오후 9시 5분 신동엽, 소녀시대 윤아, 이지애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열린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