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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는 모든 것이 노래가 되고, 보이는 모든 것이 사랑이 되는, 이병진의 세상에 바칩니다.' 소설가 이외수는 이병진이 "욕해주십시오"라면서 보낸 원고에 직접 쓴 손글씨를 답장으로 보냈다. '절친' 이소라는 "이병진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게 조금 말하고 조금 움직인다. 그 조금만으로도 사람을 웃게 울게 만든다"고 했다.
오디오 전문가였던 아버지의 취미가 바로 사진. 그 영향으로 이병진도 일찌감치 카메라를 들었다. "결혼 전에 아내와 여행을 다니면서 사진을 더 많이 찍게 됐고, 이제는 카메라가 아내만큼 가까워요. 지갑이 없는 건 괜찮은데, 카메라를 두고 나오면 굉장히 불안해요. 가방에도 차에도, 제 주변엔 언제나 카메라가 있어요." 그 카메라 덕분에 제자도 뒀다. 시트콤 '김치 치즈 스마일'에 함께 출연했던 김수현은 당시 진지하게 사진을 배웠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두 사람이 경쟁사 카메라 브랜드의 모델이 됐으니 보통 인연은 아닌 듯하다.
김수현에게 전한 가르침을 귀띔해달라고 하니 "좋은 사람을 만나면 좋은 카메라가 필요없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가 말한 '좋은 사람'은 책에도 실렸다. 아내, 친구, 장터에서 만난 노부부, 그리고 '나는 가수다'의 원년멤버들까지. 그리고 그 사진들은 주인들에게도 꼭 선물로 돌아갔다.
"'개그 콘서트'의 1세대였고, '웃찾사'도 만들었죠. 그때 최고 시청률 42%를 찍었어요. 개그로 이룰 수 있는 건 다 이룬 거 같아요. 이제는 원래대로 정극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조금씩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미리 짐작컨대, 그는 자신이 출연하는 영화도 36.5도로 따뜻하게 데울 것 같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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