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노사 갈등에 피해는 결국 시청자의 몫?

김명은 기자

기사입력 2011-12-20 11:40


노조 파업으로 19일 예정됐던 녹화가 취소된 '불후의 명곡2'. 사진제공=KBS

KBS 노동조합 총파업의 여파가 커지면서 연말 각종 시상식 등을 앞두고 방송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임금협상 결렬에 따라 지난 14일부터 오후 6시 이후 근무를 거부하는 부분파업을 벌여온 KBS 노조가 19일 0시를 기해 전면 파업에 돌입하면서 이날 예정됐던 예능 프로그램 '자유선언 토요일-불후의 명곡2'의 녹화가 갑작스럽게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때문에 명곡 판정단으로 참여하기 위해 이날 KBS 신관 공개홀을 찾은 1000여명의 시청자들이 1시간 넘게 기다리다 집으로 돌아가는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또 이날 메인 뉴스 프로그램인 'KBS 뉴스9'의 조수빈 앵커가 출연하지 않고 일부 뉴스 프로그램의 앵커가 교체되기도 했다.

이번 파업의 여파가 커지면서 당장 오는 24일 예정된 '2011 연예대상'을 비롯한 각종 연말 시상식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KBS 노조 관계자는 "노조에서 전면파업에 돌입한 만큼 노조원의 방송 참여는 없다"면서도 "사측에서 대체인력이나 장비를 투입하는 등의 불법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노조에서 방송 자체를 막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BS 배재성 홍보실장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국가비상상황인 만큼 현재 전직원에게 비상 근무 명령이 하달됐다"면서 "직원들이 속속 업무에 복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배 실장은 "국가기간 방송사로서 재난 방송 주관사인 KBS가 현 시점에서 파업으로 인해 방송에 차질을 빚는 것은 국민들이 보기에 썩 좋은 모습이 아닐 수 있다"면서 "사측으로서는 하루 빨리 파업 국면이 마무리되기를 촉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KBS 노조는 촬영기자와 기술직을 중심으로 조합원 2900여명을 두고 있다. 한편 PD와 기자가 주축이 된 새 노조인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도 부분 파업에 돌입했으나 KBS 노조와 달리 아직 전면파업에 나서지 않은 상황이다. 오는 23일 열리는 긴급전국대의원대회를 통해 전면 파업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여 이번 파업 사태가 어떤 국면을 맞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KBS 사측과 노조간의 갈등으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돌아가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제작진이 나서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불후의 명곡2'의 명곡 판정단으로 참여하기 위해 멀리 지방에서 올라온 시청자들이 겪었을 불면함과 실망감을 무엇으로 보상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또 멋진 무대를 위해 일주일 내내 편곡 작업과 노래, 안무 연습을 해온 가수들도 예고에 없는 스케줄 변경으로 피해를 보긴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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