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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인'의 최완규 작가, '주몽'의 이주환 PD 그리고 배우 안재욱이 뭉쳤는데도 왜 큰 폭발력을 발휘하지 못할까.
'빛과 그림자'는 6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50년의 세월을 관통하는 전개로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을 배경으로 흥미를 자극한다. 또한 대중문화예술 세계를 재조명한다는 기획의도를 갖고 있어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고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충무로 영화 제작현장과 리사이틀을 하던 쇼단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주인공들의 패션과 말투 등 다양한 시대상이 반영돼 동시대를 살았던 시청자들에게는 향수를, 요즘 세대들에겐 신선함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유는 아직까지 명확히 구분되지 않고 있는 선과 악의 구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극중 쇼 비지니스 세계에게서 최고의 위치에 오르게 될 강기태 역의 안재욱은 "시청률이 10% 초반대에 머물러 있어 '아차' 싶기도 하지만 배우들끼리 조급해 할 필요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재욱은 그러나 "드라마가 아직까지 대립각을 세울만한 구성이 안 돼 있는 게 문제인 것 같다"며 "장철환(전광렬)을 중심으로 한 그림자의 세계는 이미 잘 구축이 돼 있지만 강기태는 아직도 자신의 세력을 규합해 가는 과정이 벅차다"라고 초반 시청률이 저조한 데 대한 원인을 분석했다.
드라마가 엔터테이너의 삶을 조명하면서 전반부에 쇼단의 화려한 모습과 비주얼적인 부분에 치중하는 것도 시청률이 탄력을 받는 데 있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캐릭터 소개가 지나치게 늘어지는 감이 없지 않은 데다 쇼적인 부분에 지나치게 시간을 할애하면서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결핍돼 있다는 점도 지적 대상이다.
하지만 드라마가 50부작으로 긴 호흡으로 진행돼 다소간 시행착오는 있을 수 있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제자리를 잡아갈 것이라는 희망섞인 전망도 내놓았다.
국회의원으로 주인공 기태의 집안을 몰락시킨 장본인 장철환 역을 맡은 전광렬은 "타사 드라마들과 비교를 하는 데 그 드라마들은 먼저 방송을 시작했다. 지금은 사람들을 소개하는 과정이고 이것이 다져들어가게 되면서 점차 재미를 찾아갈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60, 70년대 소박한 삶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엔터테이너들의 노래와 춤 그리고 정치권력이 맞물려 있는 이야기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지켜봐달라"고 덧붙였다.
MBC가 월화극 대작의 '흥행불패 신화'를 다시 한 번 이어갈 수 있을지, SBS '천일의 약속' 종영 후 재편될 경쟁구도가 어떻게 전개될 지 지켜볼 일이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