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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에서 신비주의가 사라지고 있다.
MBC 드라마 '나도, 꽃'으로 복귀한 이지아는 180도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양푼에 비빔밥을 비벼 우걱우걱 먹기도 한다.
이지아는 드라마 출연을 앞두고 "외계인의 오명을 벗게 돼서 그 점이 가장 좋다"며 "나도 모르게 쌓고 있던 보이지 않는 벽을 다 허물었다. 내 자신으로 돌아온 것이 편하다"라고 밝혔다.
미녀 배우 송혜교도 마찬가지. 송혜교는 지난 10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신비주의를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할 일이 없었다. 그냥 혼자 막 나갈 순 없지 않냐"며 "특이한 장기가 많은 것도 아니고, 말주변이 좋은 것도 아니고, 개인기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잘 못 나오게 된 것"이라고 "신비주의는 없다!"를 선언했다.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의 박하선 역시 신비주의를 벗어던지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넘어지고, 맞고, 구르고 완전히 망가졌다. 드라마 '동이'를 통해 '단아인현'이란 별명을 얻었던 박하선은 대변신에 성공했다.
또 최지우 염정아 김하늘 등은 지난 6월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의 여배우 특집 편에 출연해 소탈한 모습을 공개했다. 화장기 없는 민낯으로 아무렇지 않게 카메라 앞에 서는가 하면 편안한 트레이닝복을 입은 채 손으로 김치를 '북북' 찢어먹었다.
과거 여배우들이 부끄러운 부분을 꽁꽁 숨긴 채 예쁜 모습만 보여주려 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처럼 여배우들이 용감해진 이유가 뭘까?
이미 신비주의가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는 지적이다.
한 연예관계자는 "매체도 많고 연예계 경쟁자들도 워낙 많다"며 "적극적으로 나서서 자신의 장기를 알리는 게 먼저다. 그러지 않으면 경쟁에서 도태될 뿐이다. 가만히 있는 사람이 바보다. 신비주의가 통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시청자들도 억지로 감추려 하는 것보다는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더 좋아한다. 어느 정도의 포장은 필요하겠지만 매니지먼트사 입장에서도 홍보 전략이 많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신비주의를 고집했던 스타들은 팬들의 기억에서 서서히 잊혀갔다.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 어떤 분야보다 유행에 민감한 곳이 연예계다. 이젠 신비주의를 벗어던지는 것이 '대세'가 됐다. 2012년엔 더 많은 여배우들이 소탈하고 편안한 모습으로 시청자들 앞에 설 것으로 보인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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