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스토리]'퍼펙트 게임'의 순간접착제 투혼, 과연 가능할까?

이예은 기자

기사입력 2011-12-18 17:00


'퍼펙트 게임'에서 선동열(양동근)이 최동원(조승우)의 찢어진 손가락 살점을 순간접착제로 붙이는 모습. 사진=예고편 캡처

찢어진 살점이 적나라하게 표현돼 마음 약한 관객들이 눈을 가리기도 했다. 사진=예고편 캡처

'찢어진 손가락 끝을 순간접착제로?'

연말 화제작 '퍼펙트 게임'이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뒤 반응이 뜨겁다.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답게 프로야구 최고의 라이벌이었던 최동원과 선동열의 실제 삶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화 '퍼펙트 게임'은 최동원(조승우)이 너무 공을 많이 던져 찢어진 손가락 끝의 살점을 바라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카메라는 찢어진 손끝을 집중적으로 비춰, 더 이상 공을 던질 수 없는 상태라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감독은 또다시 "최동원이 나가라"고 주문하고, 최동원은 후배 선동열(양동근)을 불러 앉힌 뒤 순간접착제를 내민다. 선동열은 찢어진 살점 사이로 순간접착제를 짜내 바르며 "괜찮겠습니까?"라고 묻는다. 이 장면에서 마음 약한 몇몇 관객이 눈을 가리고 화면을 쳐다보지 못하는 모습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이런 상황과 상관없이 최동원은 결연히 경기에 나가 변함없는 강속구를 던지며 팀을 승리로 이끈다. 영화가 끝나고도 "순간접착제로 찢어진 살점을 붙이고 공을 던지는 게 가능할까?"라는 궁금증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프로야구 롯데에서 현역 선수 담당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깨지거나 갈라진 손톱을 순간접착제로 붙이는 일은 있지만, 살점은 무리"라고 답했다. 실제로 투수들이 경기 중 무리한 투구로 손톱이 손상되는 경우는 꽤 있는데, 이럴 때 급하면 순간접착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경기 중이 아니라 경기 시작 전에도 이런 기미가 보이면 순간접착제로 응급상황을 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손톱은 몰라도 살점은 일단 순간접착제로 잘 붙지 않는다. 피가 굳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라며 "어느 정도 피가 응고된 상태에서 순간접착제로 붙이더라도, 공을 던지는 순간 바로 떨어져버린다"고 밝혔다. 또한 살점이 떨어져 나간 상태라면 선수 보호 차원에서 더 이상 공을 던지지 못하게 하는 것이 트레이너의 의무라고. 그는 "그런 상황에서 계속 선수를 출전시키는 것은 실제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극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 영화에서 나올 수 있는 설정이라고 본다"며 "'순간접착제 투혼'도 완전히 없는 이야기는 아니니, 실화에 가깝게 만들어진 영화"라고 평가했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




전설의 프로야구 투수 최동원과 선동열의 대결을 그린 '퍼펙트 게임' 포스터. 사진제공=레몬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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