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에 도전장을 던진 아마추어 작곡가,동작구 약사회 이범식 회장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1-12-18 13:04


◇오페라 창작에 도전장을 던진 동작구 약사회 이범식 회장. 그는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제 음악이 조그만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궁극의 예술'로 불리는 오페라에 도전장을 던진 아마추어 작곡가가 있다. 서울 동작구 약사회 이범식 회장이 화제의 주인공이다.

이 회장은 내년 6월 15일부터 17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오페라 '뚜나바위'(제작 팍스캄머앙상블)를 공연한다. 자신이 만든 음악과 노랫말로 이루어진 순수 창작 오페라다.

전문가들도 쉽사리 나서지 못하는 오페라 창작에 정식 음악교육이라곤 단 한 시간도 받아본 적이 없는 그가 나섰다. 어찌보면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누구보다 이회장 자신이 그 점을 가장 잘 알고 있다.

"사실 세상의 시선이 가장 두렵습니다. '이런 것을 해도 될까요?'라고 솔직히 양해를 얻고 싶어요."

그러나 이것저것 재다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무모한 용기가 낫다. 최근의 '안철수 현상'도 그에게 힘을 주었다. 그는 "제가 들려주고 싶은 음악은 전문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힘들고 외로운 영혼들을 위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음악사에 남을 화려한 테크닉과 기교, 불멸의 아리아가 아니라 가슴에서 가슴으로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는 뜻이다.

오페라 '뚜나바위'는 이 회장의 삶이 그대로 투영돼있다.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운명과 맞서 싸워온 그의 인생 역정을 고스란히 담고있다.

어린 시절 엔리코 카루소같은 테너가 되고 싶었지만 가세가 갑자기 기우는 바람에 학업을 포기해야만 했다.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 또한 어린 그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중 3 때부터 외롭고 힘들 때면 당시 살던 서울 옥수동 언덕에 올라가 한강을 바라보며 노래를 불렀다. 한강의 전경이 펼쳐지는 그곳은 그에게 영혼의 안식처였다. 그곳에 있던 바위 하나를 친구 삼아 '뚜나바위'라고 부르며 꿈을 키웠다. 이탈리아 민요인 '뚜나'(뱃고동소리)에서 따온 말이다.

결국 음악도의 꿈을 포기하고 약대에 진학한 그는 산전수전끝에 지금 직원 20명을 거느린 대형약국의 사장이 됐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은 환갑이 지나도 사그라들지 않았다. 오히려 활활 불타올랐다. 지난해 자신의 삶을 담은 소설 '뚜나바위'를 출간한데 이어 콘서트 '뚜나바위'도 열었다. 중 3때 작곡한 '봄이 오는 소리'부터 지난해 만든 '불타는 사랑'에 이르기까지 총 50여곡 가운데 10여곡을 이미 선보였다. 오페라 창작에 앞선 사전작업이었다. 오페라 역시 이미 그가 작곡한 음악들이 중심이 된다.


"인생을 살면서 '운명'의 힘을 많이 느꼈어요. 오페라 창작 또한 어찌할 수 없는 저의 운명 같습니다."

그는 요즘 가사와 대본을 정리하고, 서곡과 연결음악 작곡에 몰두하고 있다. "제게 주어진 길을 가고 있는 것이라 누가 뭐라 해도 개의치 않습니다. 오페라 '뚜나바위'를 업그레이드시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습니다."

차근차근 자신의 꿈을 실현해가는 그의 열정만큼은 여느 예술가 못지 않아 보였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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