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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경호원-첩보원, 여걸이 대세 '못하는게 없네'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1-12-14 10:25 | 최종수정 2011-12-14 16:00


이시영. 사진제공=GNG프로덕션

이시영. 사진제공=GNG프로덕션

'요즘 여자들, 못하는게 없네'

최근 여배우들이 달라졌다. 선생님 간호사 비서 등 그동안 여배우들의 직업이란 천편일률적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구태의연했다. 하지만 남성들의 전유물이라고 할 수 있는 직업군에 여성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세를 과시(?)하고 있다.

배우 이시영은 KBS2 새 수목극 '난폭한 로맨스'에서 경호원으로 분한다. 내년 1월 4일 방송하는 이 드라마에서 이시영은 유도선수 출신의 경호원 유은재 역을 맡았다. 공개된 스틸에서도 이시영은 부스스한 곱슬 폭탄머리로 파격적인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검정 코트에 넥타이까지 맨 댄디룩으로 등장한 이시영은 매서운 눈빛으로 주변을 경계하며 경호원의 임무에 몰두한 모습이다. 남성복 화보라 해도 손색없을만한 옷맵시와 쿨한 표정이 또한 이목을 사로잡을만하다.

배우 전지현은 류승완 감독의 신작 '베를린'에서 베를린 주재 북한대사관 통역관이자 북한에서 버림받고 살인 위협을 받는 조직원 하정우의 아내 역을 맡았다. 여성 통역관이라는 직업도 눈에 띄지만 죽음의 공포 앞에 선 북한 첩보원의 아내라는 점도 전지현이 어떤 연기를 펼칠지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

종합편선채널 TV조선이 내년 2월 첫 선을 보이는 드라마 '한반도'에서 김정은은 북한의 과학자 림진재 역을 맡았다. 남한 과학자 서명준(황정민)과 로맨스를 펼치는 림진재는 대체에너지 메탄하이드레이트를 남북 공동으로 개발하고 통일된 한반도에서 영부인이 되는 캐릭터다. '대왕 세종' '불멸의 이순신' 등을 집필한 윤선주 작가의 대본을 통해 림진재는 강인한 여성상으로 그려질 예정이다.

'난폭한 로맨스'와 같은 날 첫 방송하는 SBS 새 수목극 '부탁해요 캡틴' 역시 여성 파일럿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구혜선이 주연을 맡은 이 드라마는 일에 대한 열정과 패기, 그리고 배려심많은데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지닌 여성 부기장 한다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구혜선은 최근 "시뮬레이터를 통해서 비행기 한 3대는 추락시킨 것 같다. 정말 예민하더라. 초반에는 색다른 직업에 도전하는 것이 두려움이 있었지만 점차 자신감이 생겼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파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일반적으로 경호원 첩보원 파일럿 등을 상상하면 남성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여성들을 이런 직업군에 배치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예상치 못한 색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관심을 유도하고 있는 것. 해마다 드라마 속 여성들이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지만 올 연말연시처럼 다양한 직업군에 분포한 것은 드문 일이다. 그만큼 드라마 장르 속에서 여성들의 역할이 커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영화 속 여성상이 변한 것은 오래됐지만 드라마는, TV라는 매체의 특성상 파격적인 시도보다는 세태를 반영하기 마련이다. 이런 드라마 속에서 여성들의 직업이 변하고 있다는 것은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것의 또 다른 방증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여성들의 직업군이 점점 확장돼 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같은 시도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다. 결과는 새해가 시작돼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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