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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자들, 못하는게 없네'
검정 코트에 넥타이까지 맨 댄디룩으로 등장한 이시영은 매서운 눈빛으로 주변을 경계하며 경호원의 임무에 몰두한 모습이다. 남성복 화보라 해도 손색없을만한 옷맵시와 쿨한 표정이 또한 이목을 사로잡을만하다.
배우 전지현은 류승완 감독의 신작 '베를린'에서 베를린 주재 북한대사관 통역관이자 북한에서 버림받고 살인 위협을 받는 조직원 하정우의 아내 역을 맡았다. 여성 통역관이라는 직업도 눈에 띄지만 죽음의 공포 앞에 선 북한 첩보원의 아내라는 점도 전지현이 어떤 연기를 펼칠지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
'난폭한 로맨스'와 같은 날 첫 방송하는 SBS 새 수목극 '부탁해요 캡틴' 역시 여성 파일럿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구혜선이 주연을 맡은 이 드라마는 일에 대한 열정과 패기, 그리고 배려심많은데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지닌 여성 부기장 한다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구혜선은 최근 "시뮬레이터를 통해서 비행기 한 3대는 추락시킨 것 같다. 정말 예민하더라. 초반에는 색다른 직업에 도전하는 것이 두려움이 있었지만 점차 자신감이 생겼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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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송 관계자는 "영화 속 여성상이 변한 것은 오래됐지만 드라마는, TV라는 매체의 특성상 파격적인 시도보다는 세태를 반영하기 마련이다. 이런 드라마 속에서 여성들의 직업이 변하고 있다는 것은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것의 또 다른 방증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여성들의 직업군이 점점 확장돼 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같은 시도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다. 결과는 새해가 시작돼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