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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가 복고에 빠졌다.
MBC 드라마 '빛과 그림자'는 1960~1980년대 대중문화의 흐름을 짚는다. 이 드라마는 당시의 의상과 시대 상황 등을 그대로 재현해낸다. 하춘화 김추자 허장강 등 당대 최고 스타들의 실명도 등장한다.
또 음악 프로그램인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와 KBS2 '불후의 명곡2'엔 7080 가요들이 미션곡으로 대거 등장한다. 산울림의 '나 어떡해', 조용필의 '단발머리', 전영록의 '불티' 등이 대표적이다. 조용필 산울림 전영록 송골매 등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전설'들은 이 두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하고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한 방송 관계자는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 때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은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그런 점에서 복고 아이템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TV의 주시청층은 30~40대다. 이들이 어린 시절을 보낸 시기가 바로 1970~1980년대. 7080 문화를 재현해냄으로써 시청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연령대의 시청자들을 집중 공략할 수 있는 셈이다.
반대로 젊은 층에겐 색다른 감성을 전할 수 있다. '무한도전'의 '명수는 12살' 특집은 디지털 문화에 둘러싸여 있는 젊은 시청자들에게 순수한 낭만의 세계와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소개했다. 컴퓨터, 스마트폰 등에 익숙한 젊은이들에게 복고 아이템은 '옛날 것'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방송 관계자는 "문화적 다양성 면에서도 복고 아이템이 기여하는 바가 크다. 시간이 갈수록 대중문화가 획일화돼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시청자들이 새로운 이야기를 원하고, 옛 추억에 대한 향수를 간직하고 있는 한 복고 열풍은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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