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WHY?] 'TV는 12살' TV가 복고에 빠진 이유는?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1-12-11 16:59


MBC '무한도전'의 '명수는 12살' 특집. 사진제공=MBC

TV가 복고에 빠졌다.

지난 10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은 '명수는 12살' 특집으로 꾸며졌다. 평균 연령 35세의 멤버들은 12세 어린이로 돌아갔다. 딱지, 보리쌀, 오징어, 다방구 등 그때 그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던 놀이가 등장했다. MBC 청룡, 삼미 슈퍼스타즈 등 프로야구 초창기 팀들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또 '영 일레븐', '쇼 2000' 등 당시 유행했던 방송 프로그램을 멤버들이 시청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기도 했다.

'무한도전'뿐만이 아니다.

MBC 드라마 '빛과 그림자'는 1960~1980년대 대중문화의 흐름을 짚는다. 이 드라마는 당시의 의상과 시대 상황 등을 그대로 재현해낸다. 하춘화 김추자 허장강 등 당대 최고 스타들의 실명도 등장한다.

또 음악 프로그램인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와 KBS2 '불후의 명곡2'엔 7080 가요들이 미션곡으로 대거 등장한다. 산울림의 '나 어떡해', 조용필의 '단발머리', 전영록의 '불티' 등이 대표적이다. 조용필 산울림 전영록 송골매 등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전설'들은 이 두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처럼 TV가 복고에 '푹' 빠진 이유가 뭘까?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하고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한 방송 관계자는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 때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은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그런 점에서 복고 아이템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TV의 주시청층은 30~40대다. 이들이 어린 시절을 보낸 시기가 바로 1970~1980년대. 7080 문화를 재현해냄으로써 시청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연령대의 시청자들을 집중 공략할 수 있는 셈이다.

반대로 젊은 층에겐 색다른 감성을 전할 수 있다. '무한도전'의 '명수는 12살' 특집은 디지털 문화에 둘러싸여 있는 젊은 시청자들에게 순수한 낭만의 세계와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소개했다. 컴퓨터, 스마트폰 등에 익숙한 젊은이들에게 복고 아이템은 '옛날 것'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방송 관계자는 "문화적 다양성 면에서도 복고 아이템이 기여하는 바가 크다. 시간이 갈수록 대중문화가 획일화돼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시청자들이 새로운 이야기를 원하고, 옛 추억에 대한 향수를 간직하고 있는 한 복고 열풍은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MBC 드라마 '빛과 그림자'에 출연 중인 손담비. 사진제공=MBC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