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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프로야구계에서 재밌는 소식이 들려왔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센트럴리그 요코하마 구단을 무려 65억엔(약 959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나선 기업체가 다름아닌 모바일을 사업 기반으로 하는 디엔에이(DeNA)였던 것.
이처럼 PC에 버금가는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면서 전세계적으로 모바일은 이제 주류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게다가 4세대 이통기술인 LTE(롱텀에볼루션)가 내년을 기점으로 완벽하게 구현된다면 그 성장세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게임 산업도 마찬가지. 기존 모바일 게임사는 물론이고, 온라인 게임사, 포털 회사들도 모바일을 보조가 아닌 메인 플랫폼으로 인식하고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을 선점하라
지난달 초 애플이 국내 앱스토어에 게임 카테고리를 개방한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구글이 한국 안드로이드 마켓에 게임 카테고리를 다시 열었다. 이른바 오픈마켓법에 따라 모바일 게임이 사전심의에서 업체의 자율심의로 바뀌면서 이뤄진 조치. 본격적인 '장'이 펼쳐진 셈이다.
인터넷 포털이 어느새 대세가 됐던 것처럼 모바일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은 치열하다. 게다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가운데 게임이 가장 인기 높은 콘텐츠이기에 더욱 그렇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디엔에이와 지난달 말 '모바일게임 플랫폼 공동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디엔에이는 일본에서 1100만명의 유저를 확보하고 있는 모바일 소셜게임 플랫폼 '모바게'(모바일게임의 줄임말)를 운영하고 있는 업체. 다음은 이번 협력을 통해 '다음 모바게'를 선보이고, '위룰' '탭피쉬' '닌자로열' '쾌도로열' 등 4개의 게임을 내년 초 서비스하겠다고 밝혔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ID와 결제 시스템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플랫폼 구분 없이 언제 어디서나 게임 환경에 노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마이피플 등 메신저 앱과 연동되는 소셜게임도 선보일 예정이다.
대표적인 온라인 게임사인 엔씨소프트도 시대적인 트렌드를 따라잡으려 애쓰고 있다. 이달 초 모바일 게임 플랫폼인 'WEMO'를 선보인 것. 여기에는 게임 내 친구들의 플레이 정보를 얻고 직접 경쟁할 수 있는 '고스트'라는 소셜 기능을 제공한다.
이에 앞서 올 중순 모바일 게임사 컴투스는 소셜네트워크게임(SNG)를 출시하면서, 모바일 소셜 플랫폼인 '컴투스 허브'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 포털에 모든 서비스가 집중되듯이, 컴투스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이 플랫폼에 모여 친구 네트워크를 관리하며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고, 유무선 연동 서비스도 경험할 수 있다. 컴투스는 모바일 게임사 최초로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국제게임쇼 '지스타 2011'에 단독 부스를 차리기도 했다.
게임 개발 영역의 파괴
플랫폼 개발과 마찬가지로 모바일 게임 개발에도 이제 성역이 없어졌다. 특히 온라인 게임을 주로 개발하던 게임사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네이버라는 강력한 포털을 공유하고 있는 NHN한게임은 올해 초 '야구9단'이라는 웹게임을 선보였다. PC와 모바일에서 완벽하게 연동되는 세계 최초의 게임으로, 단시간 내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 게임 덕에 포털의 페이지뷰가 2~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예 모바일 게임을 전문으로 만드는 자회사까지 만든 한게임은 8종의 스마트폰 전용 게임을 퍼블리싱하고 있는데, 야구게임인 '런앤히트'는 가볍게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기도 했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지스타 2011'에 5종의 스마트폰 게임을 선보였다. SN(소셜네트워트)-RPG라는 장르를 표방한 '히어로 스퀘어', 펫으로 친구들과 소통하고 경쟁하는 3D 소셜게임 '펫아일랜드' 등 소셜 기능을 강조했다. 위메이드는 가장 많은 회원을 보유한 메신저 카카오톡과 소셜게임 연동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KTH는 '올스타모바일'이라는 플랫폼을 활용해 '더팜3', '헬로, 씨푸드' 등 다양한 SNG를 선보이고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