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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종편 채널이 개국했다. 각 채널마다 하나씩 가요 프로그램을 신설하면서 가요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존 가요 프로그램과 신설 프로그램의 일정이 겹치게 되면서, 출연 여부를 결정지어야 하기 때문. 이들은 선택의 기로에서 어떤 쪽의 손을 들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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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트 장현승과 포미닛 현아가 결성한 트러블메이커는 8일 '엠카운트다운'과 '뮤직 온 탑'에 동시 출연했다. 이들은 오전 8시 '뮤직 온 탑' 사전 녹화를 한 뒤 바로 마포구 상암동 CJ E&M 센터로 건너가 오전 11시부터 '엠카운트다운' 사전 녹화에 임했다. 이후 Mnet '와이드 뉴스' 녹화를 한 뒤 오후 6시부터 시작된 '엠카운트다운' 생방송에 참여했다.
똑같이 겹치기 출연을 한 다이나믹 듀오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른 오전부터 2개 방송 사전 녹화로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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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출범 이후 가요 프로그램만 3개가 늘어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한 관계자는 "신인, 혹은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 출연이 어려운 가수들에게는 종편 프로그램을 통해 노출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에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엔 소녀시대 티아라 원더걸스 아이유 등 대형 가수들이 대거 컴백해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고, 출연을 하더라도 톱 가수들의 무대에 따라 노래 시간을 무리하게 줄일 것을 강요받기도 하기 때문에 차라리 종편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이 낫다는 설명이다.
또 더이상 방송사의 무리한 요구에 맞춰줄 필요가 없다는 점도 매력적인 조건이다. 한 관계자는 "일부 프로그램은 엔딩 무대에는 꼭 서야 한다거나, 자사 다른 프로그램에 인기 스타를 출연시켜야 한다는 등의 조건을 건다. 하지만 다른 선택이 가능해진 이상, 그런 요구를 충족시켜 줄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여기에 "톱가수를 대량 보유하고 있는 대형 기획사의 경우엔, 이들을 섭외하기 위해 후발주자인 종편 채널에서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기도 하기 때문에 꼭 나쁘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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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기 가수들에게는 겹치기 출연이 꼭 좋은 일은 아니다.
먼저 스케줄 조정이 어렵다. 겹치기 출연은 사전 녹화라는 대전제가 성립될 때만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다. 더욱이 방송사에서 엔딩 무대에 참석할 것을 강요한다면, 비슷한 시간대의 프로그램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할 상황이다.
한꺼번에 늘어난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아티스트의 컨디션 역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때문에 "상당히 예민한 문제다. 어느 한 쪽은 정리해야 할 것 같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 수도 없다. 보복이 두렵기 때문.
한 관계자는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을 경우, 예능 및 드라마 출연에도 제제가 걸릴 수 있다. 그렇다고 종편 프로그램을 무시하기엔 또 후폭풍이 있을 것이기에 양쪽의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정혁 기자 ·백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