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스토리] 종편 출범으로 선택의 기로에 놓인 가수들, 어찌하오리까?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1-12-09 16:20


비스트 장현승과 포미닛 현아의 트러블메이커(사진)를 비롯해 수많은 가수들이 기존 가요 프로그램과 신설된 종편 가요 프로그램 중 선택을 해야할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어느 한 쪽의 손도 들어줄 수 없기에 고민이 깊다.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1일 종편 채널이 개국했다. 각 채널마다 하나씩 가요 프로그램을 신설하면서 가요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존 가요 프로그램과 신설 프로그램의 일정이 겹치게 되면서, 출연 여부를 결정지어야 하기 때문. 이들은 선택의 기로에서 어떤 쪽의 손을 들어줄까?


'엠카운트다운'과 '뮤직 온 탑'에 겹치기 출연한 다이나믹 듀오. 사진제공=아메바컬쳐
겹치기 출연, 바쁘다 바빠!

목요일에는 Mnet '엠카운트다운'과 JTBC의 '뮤직 온 탑'이, 토요일에는 MBC '쇼! 음악중심'과 MBN '쇼 케이뮤직', 채널에이 'K-POP CON'이 맞붙는다. 때문에 가수들은 겹치기 출연도 불사하게 됐다.

비스트 장현승과 포미닛 현아가 결성한 트러블메이커는 8일 '엠카운트다운'과 '뮤직 온 탑'에 동시 출연했다. 이들은 오전 8시 '뮤직 온 탑' 사전 녹화를 한 뒤 바로 마포구 상암동 CJ E&M 센터로 건너가 오전 11시부터 '엠카운트다운' 사전 녹화에 임했다. 이후 Mnet '와이드 뉴스' 녹화를 한 뒤 오후 6시부터 시작된 '엠카운트다운' 생방송에 참여했다.

똑같이 겹치기 출연을 한 다이나믹 듀오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른 오전부터 2개 방송 사전 녹화로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8일 '엠카운트다운'을 통해 컴백 무대를 꾸민 남성 6인조 보이프렌즈. 사진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
득일까?

종편 출범 이후 가요 프로그램만 3개가 늘어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한 관계자는 "신인, 혹은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 출연이 어려운 가수들에게는 종편 프로그램을 통해 노출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에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엔 소녀시대 티아라 원더걸스 아이유 등 대형 가수들이 대거 컴백해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고, 출연을 하더라도 톱 가수들의 무대에 따라 노래 시간을 무리하게 줄일 것을 강요받기도 하기 때문에 차라리 종편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이 낫다는 설명이다.


또 더이상 방송사의 무리한 요구에 맞춰줄 필요가 없다는 점도 매력적인 조건이다. 한 관계자는 "일부 프로그램은 엔딩 무대에는 꼭 서야 한다거나, 자사 다른 프로그램에 인기 스타를 출연시켜야 한다는 등의 조건을 건다. 하지만 다른 선택이 가능해진 이상, 그런 요구를 충족시켜 줄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여기에 "톱가수를 대량 보유하고 있는 대형 기획사의 경우엔, 이들을 섭외하기 위해 후발주자인 종편 채널에서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기도 하기 때문에 꼭 나쁘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8일 방송된 '엠카운트다운'에서 1위를 차지한 티아라. 사진제공=Mnet
실일까?

하지만 인기 가수들에게는 겹치기 출연이 꼭 좋은 일은 아니다.

먼저 스케줄 조정이 어렵다. 겹치기 출연은 사전 녹화라는 대전제가 성립될 때만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다. 더욱이 방송사에서 엔딩 무대에 참석할 것을 강요한다면, 비슷한 시간대의 프로그램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할 상황이다.

한꺼번에 늘어난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아티스트의 컨디션 역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때문에 "상당히 예민한 문제다. 어느 한 쪽은 정리해야 할 것 같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 수도 없다. 보복이 두렵기 때문.

한 관계자는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을 경우, 예능 및 드라마 출연에도 제제가 걸릴 수 있다. 그렇다고 종편 프로그램을 무시하기엔 또 후폭풍이 있을 것이기에 양쪽의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정혁 기자 ·백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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