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우 첫 출연 '나가수'가 얻은 것과 잃은 것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1-11-28 16:05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에 출연한 가수 적우. 사진제공=MBC

얻은 것도 있었고 잃은 것도 있었다.

지난 27일 방송된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엔 가수 적우가 처음으로 얼굴을 비췄다. 상대적으로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적우의 '나가수' 출연은 방송 전부터 화제였다. 적우의 첫 출연 후, '나가수'의 손익을 따져보자.

재야의 고수를 지상파로 불러냈다는 점에선 좋은 평가를 받았다. 대중 앞에 설 기회가 부족한 무명 가수들에게 적우가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줬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또 적우는 '나가수'의 기존 가수들과 실력으로 맞설 수 있다는 걸 입증했다. 윤시내의 '열애'를 부른 적우는 윤민수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숨은 실력자로 꼽혔던 터라 어느 정도 선전이 예상됐지만, 첫 출연에서 상위권을 기록했다는 점은 인상적이었다.

새로운 휴먼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것 역시 '나가수'로선 이득이었다. 적우는 무대를 끝마친 뒤 펑펑 울었다. 서러움이 가득 묻어나는 눈물이었다. 적우의 매니저로 출연한 개그우먼 김숙은 "여기까지 오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하더라"고 마음을 대신 전했다. 다소 밋밋한 구성으로 시청률 경쟁에서 애를 먹었던 '나가수'로선 오랫동안 무명의 설움을 겪었던 적우를 통해 흥미로운 스토리메이킹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의 반대 여론은 여전히 거세다.

이 중 적우를 둘러싼 확인되지 않은 루머는 말 그대로 트집 잡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왜 하필 적우여만 했냐"는 비판엔 귀기울여볼만 하다. 1970~1980년대 활발하게 활동을 했던 가수 중 최근 방송이 뜸한 숨은 실력자들은 많다. 시청자들의 꾸준한 추천을 받아왔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가수들도 다수다. 그런 가운데 무명 가수란 핸디캡을 가진 적우를 MBC의 대표 예능프로그램에 굳이 투입해야 했던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

자문위원인 장기호 교수는 "인터넷 동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 숨어 있는 고수다"며 "인생의 한이 맺힌 듯한 깊은 감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숨어 있는 고수들을 발굴해 내는 것은 분명 가치 있는 일. 하지만 유명 가수들의 이른바 '신들의 경연'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예능프로그램으로서의 경쟁력 면에선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런 우려는 시청률로 드러났다. 이날 방송은 지난 20일 방송분(13.6%)에 비해 소폭 하락한 12.6%의 시청률(AGB닐슨미디어리서치)을 기록했다. 경쟁 프로그램인 KBS2 '해피선데이'는 17.8%, SBS의 대표 예능인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은 18.0%였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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