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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프로그램인지, 가요프로그램인지…'
'나가수'는 김영희 PD에서 신정수 PD로 수장이 교체된 뒤 정지찬이 음악감독을 맡고 음향에 더욱 신경을 기울이는 등 음악적인 부분을 강화했다. 반면 예능프로그램으로서의 웃음과 재미는 주지 못하고 있다.
가수들의 무대 외에는 볼거리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서바이벌 컨셉트를 제외하면 일반 가요프로그램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김 PD는 "개그맨들을 매니저로 붙여놓았던 것도 재밌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였다"며 "지금 상황에서도 '나가수'를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재밌게 만들만한 방법이 분명히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사람이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내가 그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을 아꼈다.
'나가수'의 방향성 논란은 지난 20일 방송에서 탈락한 가수 장혜진을 대신해 생소한 이름의 가수 적우가 합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거세졌다.
지난 2004년 데뷔한 적우는 호소력 짙은 음색이 인상적인 가수. 지금까지 3장의 정규앨범과 2장의 스페셜 앨범을 냈다. 대중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요계와 일부 마니아 사이에선 숨은 고수로 인정받는 가수다. '나가수'의 자문위원인 장기호 교수는 지난 7월 MBC '뉴스투데이 일요인터뷰'에서 '나가수'에 추천하고 싶은 가수로 이승철, 나얼과 함께 적우를 꼽기도 했다.
당시 장기호 교수는 "대중에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숨은 고수다. 노래를 들어보면 공력이 대단한 가수라는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네티즌들의 불만은 크다. 예능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나가수'가 가요 프로그램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때문. 또 김건모 이소라 김범수 박정현 등 방송 초기 출연진에 비해 지금의 출연진의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게다가 적우는 톱가수들을 섭외하지 못한 '나가수' 측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인상이 강하다. 톱스타들은 서바이벌 형식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출연을 꺼리고 있다. 방송 초기부터 '나가수'에 출연할 만한 유력한 가수로 지목됐던 이승철 이선희 신승훈 윤미래 등의 가수들은 아직도 얼굴을 비추지 않고 있다.
여기에 예상치 못한 악재까지 겹쳤다.
약 7개월 동안 '나가수'를 이끌어왔던 신정수 PD는 오는 12월부터 진행되는 MBC의 해외연수프로그램을 통해 3개월 동안 자리를 비울 예정이다. 수장까지 잃은 '나가수'호가 그야말로 산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예능프로그램이 됐든, 가요프로그램이 됐든 확고한 방향을 잡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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