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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지도 못하고 시들어버렸다.
도대체 부진의 이유가 뭘까?
극 전개가 여성 시청자들의 취향에만 맞춰져 있다는 점이 첫 번째로 꼽힌다.
박화영이 운영하는 의류업체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그려진다는 점 역시 매력적이다. 매회 여성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각종 의상과 가방이 등장한다.
반대로 남성 시청자들을 매료시킬 만한 요소는 부족하다. 남성들이 공감할 만한 현실적인 남성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는다.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차봉선의 넋두리도 지루하게 들릴 뿐이다.
남녀 주인공의 나이대가 맞지 않는다는 점도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하고 있다.
윤시윤은 '나도, 꽃'에 뒤늦게 합류했다. 애초 이 드라마에 출연하기로 했던 김재원이 촬영 중 어깨가 탈골되는 사고를 당하면서 중도하차했기 때문. 그러면서 일이 뒤틀렸다. 25세의 윤시윤이 30세를 훌쩍 넘긴 이지아-한고은과 삼각관계를 이루고 있다. 시청자들 사이에선 "이모와 조카 같다"는 비아냥도 나온다. 성숙한 이미지로 변신한 윤시윤이 만만치 않은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이밖에 강력한 경쟁자 SBS '뿌리깊은 나무'의 존재도 부담스럽다. '뿌리깊은 나무'는 한석규 장혁 신세경 등 화려한 캐스팅과 탄탄한 스토리 전개로 시청률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시청률 20%를 넘나들고 있는 '뿌리깊은 나무'의 강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거기다 KBS2 '영광의 재인'도 두자릿수 시청률로 선전하고 있어 '나도, 꽃'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는다.
한편 지난 17일 방송된 '나도, 꽃' 4회는 6.4%의 시청률(AGB닐슨미디어리서치)을 기록했다. '뿌리깊은 나무'는 20.5%, '영광의 재인'은 14.1%였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