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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마, 도완득!"
'연기파'라는 말조차 거추장스러워진 김윤석의 존재는 유아인이 이 작품을 선택한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좁은 골목 사이로 마주 본 옥탑방에서 던지고 받는 햇반처럼 두 사람의 액션과 리액션은 느슨한 듯 촘촘하고 탁구 랠리를 보듯 조여오는 맛이 있다.
캐스팅이 탁월하다는 말에 유아인도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라며 웃음 지었지만, 이내 진지하게 돌아앉았다. "캐스팅이란 어떻게 연기하고 어떻게 영상으로 옮겨지느냐에 따라 결과론적으로 판단되는 것 같아요. '성균관 스캔들' 당시에는 '반올림'의 유약한 이미지 때문에 짐승남 캐릭터에는 안 어울린다며 99퍼센트의 사람들이 반대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년에서 벗어나자마자 다시 '교복'을 입었다. 유아인의 선택에는 항상 예측 불가능한 지점이 있다. "이유는 단순해요. 그게 재밌으니까. 남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가려고 노력해요. 배우로서 필모그라피의 흐름이 재미있었으면 좋겠어요. 노안 배우의 과욕으로 비춰지지 않는 한 언제든 교복을 입을 수 있어요."
생애 첫 '깨어짐'은 보통 '날카로운' 첫사랑인 경우가 대부분. 유아인도 완득이 나이에 첫사랑을 했다. "저는 풋풋하진 않았어요. 느끼하고 들쩍지근하고,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도 들고…. 첫사랑이야 말로 가장 치열하지 않은가 싶어요. 학교를 그만두고 서울로 올라와 연기를 시작하면서 헤어졌지만, 스무살에 다시 만나기도 했었죠."
영화 제작보고회에서 로맨스도 연기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팬들의 간절한 바람이기도 하다. 하지만 서두르진 않을 생각이다. "자연스럽게 흐름을 타면 때가 찾아오겠죠. 아직은 과도기인 것 같아요. 소년의 얼굴을 한 어른의 양극단적인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고요. 나를 주장하지 않고 증명해 보이고 싶은데… '완득이'가 잘 되면 그 이후에 로맨스도 생각해볼게요."
그렇다면, 그 이후에는 '얌마' 대신 무어라 불리면 좋을까? "음… 그래도 역시 '얌마'가 좋겠네요. 얌마!"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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