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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현섭은 이제 전화만 해도 알아챈다. "아, 벌써 때가 됐군요. 올해도 당연히 제가 해야죠." 수화기 너머로 껄껄 웃는 목소리가 유쾌하게 울린다. 그의 말마따나 올해도 어김없이 청룡영화상 핸드프린팅 행사의 사회자석은 심현섭의 몫이다. 올해로 벌써 여섯번째, 5년 연속이다.
심현섭은 영화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매년 배우별 맞춤형 개그를 선보여 왔다. 그의 애드리브에 웃다 못해 눈물까지 흘린 배우가 한둘이 아니다. 하지만 올해엔 심현섭도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나게 됐다. 남녀주연상 정재영과 수애, 남녀조연상 유해진과 윤여정, 남녀신인상 최승현(TOP)과 이민정이 그들이다. 내성적인 수애와 유해진을 웃기는 것도, 카리스마 윤여정 앞에서 기 죽지 않는 것도, 최승현을 향한 팬들의 함성을 다독여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것도, 무엇 하나 쉬워 보이지가 않는다. "아, 걱정 마십시오. 배우들을 모셔놓고 손도장만 찍게 할 순 없죠. 올해는 진짜로 큰 맘 먹고 준비한 애드리브가 있어요. 현장에서 공개할 테니 기대해주세요."
진지함과 유쾌함를 자유롭게 오가는 심현섭의 진행 솜씨는 라디오에서도 만날 수 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정오부터 2시간 동안 EBS 라디오 '심현섭의 대한민국 성공시대'를 이끌며 수많은 청취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최근에는 방송 프로그램 준비도 시작했다. 종편 채널에서 선후배 개그맨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구성하느라 날마다 밤늦게까지 회의로 바쁘다.
그래도 핸드프린팅 행사에 빠질 순 없다. 올해도 라디오 생방송을 녹음으로 바꾸면서까지 달려와줬다. "매년 11월이면 달력에 동그라미를 그려 넣으니까요. 핸드프린팅 사회 10년 개근이 목표입니다. 올해 시상식도 챙겨보면서 내년도 핸드프린팅을 준비해보겠습니다. 하하."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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