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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필석, "'레드'를 통해 나 자신을 다시 추슬렀다."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1-11-07 10:41 | 최종수정 2011-11-07 10:42


◇"'레드'를 통해 나 자신을 다시 추슬렀다"는 배우 강필석.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타는 듯한 갈증을 풀었다고나 할까요? 속이 아주 후련합니다."

지난 6일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에서 막을 내린 연극 '레드'에 출연한 배우 강필석은 표정이 환했다. 자신의 말대로 속이 확 풀린 얼굴. 작품이 그렇게 좋았을까.

"연극은 2009년 '레인맨' 이후 2년 만이에요. '레드'의 극본을 보고 바로 결정했죠. 대사가 시원하고 통쾌했거든요."

강필석은 상당한 팬을 확보하고 있는 미남 뮤지컬배우다. 뮤지컬 '씨왓아이워너씨' '엣지스' 등에서 넘치는 에너지와 부드러운 친근감을 동시에 보여주며 팬들의 뇌리에 인상을 심었다. 하지만 '씨왓아이…' 얘기가 나오자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동안 나 자신을 너무 소모했던 것 같아요. 뭔가 열심히 하긴 했는데 진심을 담아내기 보다는 기교와 껍데기만 있지 않았나 하는 반성이 들더라고요. '씨왓이워너씨'를 할 때가 절정이었던 것 같아요."

연기에 대한 반성은 깊은 고뇌로 이어졌다. 자신이 정말로 관객의 마음을 흔드는 연기를 하고 있는지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추상적인 단어라 애매모호한 면이 있기는 하나 자존심 강한 배우라면 거쳐야하만 하는 '진정성'의 고민에 빠진 것. 무작정 쉬기로 했다. 올 초 '엣지스' 이후 6개월간 공백기를 갖자 뭐가 보이는 것 같았다. 컴백작으로 고른 것이 바로 연기파 배우이자 대선배인 강신일과의 2인극 '레드'.

20세기 중반 활약했던 추상파 화가 마크 로스코와 그의 조수 켄의 실화에 바탕한 '레드'는 세상의 중심에 있지만 점차 밀려날 수 밖에 없는 기성세대와 아직 힘은 약하지만 새롭게 떠오르는 신세대의 갈등과 소통을 치열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강필석은 켄 역을 맡아 대선배와 불꽃튀는 연기대결을 펼쳤다.

2인극이란 게 사실 기싸움에서 밀리면 하는 배우도, 보는 관객도 굉장히 힘들다. 그러나 강필석은 대선배와의 연기호흡에서 밀리지 않고 꿋꿋이 버텨내 호평을 받았다.


"선배님이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사실 어렵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선배님이 중심을 잡으셔서 저는 편했지요.(웃음)"

강필석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이다. 하지만 2004년 졸업 후 우연찮게 뮤지컬과 인연을 맺어 현재에 이르렀다.

"뮤지컬은 재미있기는 하지만 구조적으로 판타지적 요소를 갖고 있잖아요. 연기를 하다 노래를 해야하고…. 인간의 삶을 깊게 다루기엔 쉽지 않은 요소가 있다고 생각해요. 반면 연극은 깊이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에요."

연극 '레드'에서 '레드'는 '사람들이 가장 애정을 쏟는 그 무엇'을 뜻한다. '인간 강필석의 레드는 무엇인가'라고 묻자 잠시 생각하더니 "나 자신이 만족하는 연기"라고 답한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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