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에로틱칵테일] 나도 파트너가 있었으면 좋겠다, 좀!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1-11-04 13:15 | 최종수정 2011-11-06 17:06


[에로틱칵테일] 나도 파트너가 있었으면 좋겠다, 좀!

얼마 전 30대 중반이라는 남자가 물었다. "요새는 결혼이고 뭐고, 그냥 마음 잘 맞는 파트너나 하나 있었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하면 파트너를 가질 수 있을까요?"

이봐요, 나야말로 궁금하다고요. 어떻게 하면 그런 파트너를 가질 수 있는지! 연애고 사랑이고 없이 딱 땡길 때 욕구만 해결할 수 있는 사람. 서로 간보고 기분 맞추고 시답잖은 '대화' 나눌 것 없이 바로 모텔로 향할 수 있는 사이.

사실 얼마 전에 그 남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전화를 몇 번 받지 않았더니 이번에는 카톡으로 잘 지내냐고 "시간 되면 술이나 한잔 해요" 한다. 술은 무슨 술, 애인도 식상하겠다, 낯선 여자와의 접촉이 생각났겠지.

벌써 6, 7년이 지났으니 이제는 정리될 만도 한데,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연락이 온다. 술김에 처음 같이 잤을 때, 그때는 이 관계가 나름 고민스러웠다. 나는 왜 그랬을까, 이 남자랑 어떤 식의 관계를 가져야 하나 하며 머리 싸안고 고민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남자와는 그 뒤로 꾸준히 같이 잤다. 초반에는 한 달에 두어 번도, 시간이 흐르자 몇 달에 한 번 꼴, 최근에는 1년에 한 번.

그렇다, 이 남자는 내 인생의 유일한 '섹스 파트너'였다. 그러나 나는 그에게 먼저 한 번도 연락을 해본 적이 없었다. 애인이 생기면 연락을 피하고 헤어지면 전화를 받는 식이었다. 아무리 그게 생각나더라도 그에게 먼저 연락해서 "얼굴 볼래? 술 한잔 할래?"라고 말할 용기가 없었다. 어떻게든 잠자리로 귀결되는 사이인 만큼, 결국 내가 그에게 연락한다는 건 "우리 할래?"라고 먼저 말하는 것이었고 나는 그게 견딜 수 없이 자존심이 상했던 것 같다. 그러니까 내가 맺은 파트너 관계 역시 서로에게 공평한 관계는 아니었던 것이다.

파트너, 말은 쉽다. 운 좋은 사람들은 정말 잠자리만 맞는, 혹은 섹스하자고 먼저 말할 수 있는 여자를 만나 꾸준히 그런 관계를 지속하고 있긴 하더라. 헤어진 옛 연인과 그런 관계를 맺는 경우도 있고, 특히 유부남-유부녀들에게 그런 파트너가 많이 생기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 관계를 먼저 깨는 건 항상 여자라고 한다. "난 섹스만 원했는데 그녀는 그 이상을 원한 거 같아" "처음에는 그애도 쿨한 거 같았는데 언젠가부터 나를 좋아하는 것 같아"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서 더 이상 이런 관계 맺기 싫대"……


나 역시도 말로는 "파트너를 내려달라고!" 하면서도 그 남자를 더 이상 만나진 않을 거다.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내가 먼저 그에게 말했다. "섹스할까요?" 그와 침대에 뒹굴며 키스를 하고 허겁지겁 옷을 벗기고 서로의 몸을 만지는데, 자꾸 정신은 말짱해지고 전혀 흥분되지도 않았다. 결국 그를 밀어내며 "안 되겠다, 오늘은" 하고 말았다.

정말 안 되더라. 사소한 감정의 교류도 없는 남자, 말도 통하지 않는 남자, 내 눈에 잘생겨 보이지도 않는 남자, 그렇다고 섹스를 정말 잘하는 것도 아닌 남자. 그런 남자와 할 만큼 내가 굶주리진 않았거나 뭔가 파트너십이 어긋나거나 아니면 아예 그런 파트너란 존재할 수 없는 것이거나.

만약 정말 완벽한 섹스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에게 그 노하우를 공유해달라. 점점 쌀쌀해지는 계절, 마음으로 못 찾는 위로를 몸으로라도 찾을 수 있도록.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