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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의 자기 복제? '천일의 약속'에서 '완전한 사랑'이 보인다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1-10-26 16:11


'완전한 사랑'(왼쪽)과 '천일의 약속' 사진제공=SBS

SBS 월화극 '천일의 약속'의 상승세가 놀랄 정도다. 지난 17일 12.8%(이하 AGB닐슨)로 시작했던 '천일의 약속'은 지난 25일 4회만에 17.5%까지 뛰어올랐다. 이미 서연(수애)이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을 동생 문권(박유환)까지 알아차릴 정도로 빠른 전개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김수현 드라마 마니아'라면 오버랩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김수현 작가 본인의 드라마 '완전한 사랑'과의 유사점이다. 물론 김수현 드라마의 팬들만 알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완전한 사랑'은 2003년작, 그러니까 8년 전 작품이기 때문이다.

김희애와 차인표가 주연을 맡은 '완전한 사랑'은 당시 시청률 30%가 넘는 인기를 얻었다. '완전한 사랑'은 떡볶이 행상의 딸 영애(김희애)가 부잣집 도련님 시우(차인표)를 만나면서 시우의 집에 강력한 반대에 맞서 결혼을 하게 되고 결혼 후에도 시댁에 모진 박해(?)를 받으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결국 영애는 특발성 폐섬유종이라는 희귀병을 앓게 돼 죽음을 맡고 시우도 그녀의 죽음을 본 뒤 갑작스레 죽음을 맞는 결말이다.

평범한 아니, 불우한 여성과 재벌2세의 만남 그리고 불치병에 걸리는 여자와 그를 끝까지 돌보는 남자 등 많은 부분에서 '완전한 사랑'과 '천일의 약속'은 닮아있다. 게다가 김작가 특유의 순애보적인 사랑, 남자를 짝사랑하는 노향기(정유미)나 문지나(이승연)의 존재, 지극히 마초적이고 가부장적인 남자의 아버지 등도 유사성을 보인다.

흔한 최루성 멜로물의 구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드라마 작가'의 작품이기에 더욱 눈길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사진제공=SBS
'완전한 사랑'은 당시 '특발성 폐섬유종이 어떤 병인가' '시우가 갑작스레 죽음을 맞이한 이유는 무엇인가' 등에 대한 네티즌들의 설전이 일어날 정도였다. '천일의 약속'도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30대에 걸리는 '치매'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또 지형(김래원)이 가족의 반대와 서연의 치매에 맞서 어떤 사랑을 보여줄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게다가 '천일의 약속'이 '완전한 사랑'과 비교해 어떤 업그레이드된 재미를 줄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상태.

한 방송관계자는 "김작가 특유의 멜로는 언제나 시청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천일의 약속'의 상승세가 눈에 띄는 것도 김작가 특유의 필력이 보는 이들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라며 "김수현식 멜로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했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천일의 약속'을 재미있게 보는 한가지 방법"이라고 전했다.

한편 김작가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숨겨놓은 카드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드라마 말미에 나올 수 있는 김수현식 반전에 대한 기대감을 놓지 않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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