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라마, 이혼녀-연하남 없으면 할 얘기 없나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1-10-24 15:52


MBC '불굴의 며느리' 사진제공=MBC

이혼녀-연하남 커플이 안방극장을 점령했다. 주말극, 일일극, 아침극 할 것없이 이혼녀와 연하남의 로맨스가 줄을 잇고 시청률 역시 기대를 넘는 수준이다. 이같이 TV 속에서 이혼녀-연하남 커플이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돌싱, 연하남은 돼야 내 남친?

현재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KBS2 주말극 '오작교 형제들'에서는 딸을 키우고 있는 김미숙(전미선)이 한살 연하의 초등학교 동창 황태식(정웅인)과 러브라인을 시작할 태세다.

MBC 일일극 '불굴의 며느리'에서는 이혼과 사별을 연이어 겪은 만월당 13대 종부 오영심(신애라)과 퀸즈그룹 황태자 문신우(박윤재)의 열애가 한창이다. 지난 21일 방송에서 문신우는 오영심에게 매달렸지만 영심은 애써 그를 외면하며 애달픈 사랑을 이어갔다.

MBC주말극 '애정만만세'에서 강재미(이보영)는 '연하남' 변동우(이태성)의 어머니(김수미)에게 인사를 드렸고 강재미의 전남편 한정수(진이한)가 재등장해 이들의 러브라인을 깨려고 노력중이다.

최근 종영한 SBS '미쓰 아줌마'와 '내사랑 내곁에' 역시 강금화(오현경)와 윤정우(김정민), '싱글맘' 도미솔(이소연)과 재벌2세 이소룡(이재윤)의 로맨스를 그렸고 MBC주말극 '천번의 입맞춤'에서는 이혼녀 우주영(서영희)와 장우빈(지현우)의 러브라인이 현재진행형이다.

예전 KBS '결혼해주세요'나 SBS '여자를 몰라' '나는 전설이다' '이웃집 웬수' 등도 '돌싱'과 '연하남'의 로맨스를 그렸을만큼 이제 안방극장에서 이혼녀 총각 커플은 단골 소재가 됐다.


SBS '내사랑 내곁에' 사진제공=SBS
신데렐라 스토리로는 모자라


이같은 드라마 속 커플에 대해 혹자는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드라마 특히 주말극이나 아침극, 일일극의 주 시청자가 중년 여성층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혼녀-연하남 커플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를 가늠해볼 수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0년 혼인 이혼 통계에 따르면 2010년 총 이혼건수는 약 11만 6900건이다. 부부 1000쌍당 9.5쌍이 이혼한다는 것. 평균 이혼 연령 역시 남성 45세, 여성 41.1세이고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의 이혼 비중도 53.8%에 달했다.

이혼 부부의 평균 동거 기간은 13년으로, 30세에 결혼을 했다고 가정하면 평균 43세에 이혼을 겪는다는 말이 된다. 이렇듯 이혼이 보편적인 일상이 되면서 드라마 속에서 자주 등장하던 '캔디형' 아가씨와 재벌2세의 러브스토리는 뭔가 극적인 부분이 부족해졌다. 적어도 이혼녀가 재벌2세를 쟁취할 정도는 돼야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이혼녀들을 보면 대부분 어려운 상황에서도 의지력와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로 역경을 이겨나간다. '캔디형' 아가씨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는 의미. 제목조차 '불굴의 며느리' '미쓰 아줌마' 등 의지력이나 여성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시크릿가든'이나 '최고의 사랑'이 젊은이들의 환타지를 표현했다면 '불굴의 며느리'나 '애정만만세'는 중년 여성들의 로망을 그리고 있다. 이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라며 "'신데렐라'스토리가 한국 드라마의 영원한 소재이듯 '줌마렐라' 스토리 역시 꾸준히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 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MBC '천번의 입맞춤'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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