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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만 돌파 '도가니', 확장판 19금 판정-경쟁작 개봉 '악재'에도 흥행 계속될까?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1-10-13 15:21


'도가니' 포스터. 사진제공=CJ E&M

영화 '도가니'가 마침내 4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지난 달 22일 개봉한 '도가니'는 지난 12일까지 전국관객 404만7457명(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동원했다. 이는 개봉 21일 만에 이룬 성과로, 지난 해 최고 흥행작인 '아저씨'(24일)보다도 흥행 속도가 빠르다. 이 영화로 인해 실제 모델이 됐던 광주 인화학교는 폐교 조치를 밟고 있고, 국회에서는 장애아동 성폭력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는 법안을 논의하는 등 사회 전반에 큰 파장을 미치고 있다. 이는 반대로 '도가니'의 화제성을 높여 더 많은 관객을 극장에 불러모았다.

하지만 흥행 가도를 달리던 '도가니'에도 먹구름이 꼈다. 현재의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15세 관람가로 낮추기 위해 내용을 재편집한 '확장판'이 영상물등급위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통의 확장판은 등급이 상향 조정될 것을 감수하면서 감독판으로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도가니' 확장판은 그 반대로 수위를 낮췄다.

영화의 제작사인 삼거리픽처스의 배정민 PD는 "확장판에서 성폭행 장면을 완전히 잘라내는 건 영화의 취지에 맞지 않기 때문에, 몇몇 장면 묘사를 간접적으로 보이도록 손질했다"며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얘기를 듣고 솔직히 당황스럽기도 했다. 이 정도 수위라면 청소년들이 충분히 판단하고 받아들일 만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확장판에는 자애학교의 수위가 법정 증언을 한 후 자신의 잘못을 반성해, 교장실에서 증거화면을 찾는 주인공 인호와 유진을 묵인해주는 장면도 새로 추가하는 등 교훈적인 내용도 담았다. 하지만 끝내 청소년들의 관람을 막자, 현재 극장가에서는 청소년들이 '도가니'를 몰래 보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확장판 불가에 이어 '도가니'의 흥행을 가로막는 화제작도 줄줄이 개봉한다. 소지섭-한효주 커플의 멜로를 그린 영화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기도 했던 '오직 그대만'이 20일 개봉하며, 시사회 직후부터 무섭게 입소문을 타고 있는 '완득이'도 같은 날 관객들을 만난다. 두 영화 모두 청소년관람가 등급인데다 화제성에서도 뒤떨어지지 않아 초반부터 무서운 흥행세가 예상된다. 특히나 11월 10일 수능시험이 끝나면 수험생들이 극장에 몰리면서 이 같은 흥행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악재'라면 '악재'라 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도가니'는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도가니'를 비롯해 잇단 화제작들로 인해 대표적인 비수기인 10월 극장가가 호황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장르나 소재 면에서도 다양성이 확보돼 있어 시장사이즈가 넓어졌다. 즉 볼만한 영화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도가니'로 인한 사회적 변화들도 아직 현재 진행형이고 영화의 흥행세도 가파르다"며 "화제작들이 개봉하면 '도가니'와 함께 다자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생각된다. 2004년 초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가 서로 윈윈했던 것처럼 한국영화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청소년관람불가등급으로 흥행했던 영화는 '추격자'(510만), '아저씨'(622만), '친구'(818만) 등이다. '도가니'의 최종스코어가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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