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재인', 지울 수 없는 '김탁구'의 그림자

김명은 기자

기사입력 2011-10-13 09:18 | 최종수정 2011-10-13 11:45


'영광의 재인' 방송화면 캡처

사진제공=KBS

12일 첫 방송된 KBS2 수목극 '영광의 재인'(이하 영재)은 어딘가 모르게 '제빵왕 김탁구'(이하 김탁구)와 닮은 구석이 많았다.

'김탁구'의 강은경 작가와 이정섭 PD가 다시 뭉쳐 선보이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바이기도 하다.

시청률 50%(AGB닐슨 기준)를 돌파한 '국민드라마'의 잔상이 오래도록 남을 수밖에 없듯, '영재'는 '김탁구'의 분신과도 같은 느낌을 떨쳐 내지 못했다.

이는 '영재'가 '김탁구'의 영광을 재현하는 데 있어 '양날의 칼'과도 같다. '김탁구'의 후광효과를 기대하면서도 그 그늘에서 벗어나야 하는 모순된 상황에 처한 셈이다.

'영재'는 첫회에서 주인공 김영광(천정명)이 윤재인(박민영)과 서인우(이장우)를 어린시절 처음 만나 야구선수의 꿈을 키우는 과정을 그렸다.

젊은 남녀주인공의 러브 스토리를 엮어갈 단초를 풀어낸 것이다. 그러나 어른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드라마는 '김탁구'의 색채를 진하게 드러냈다.

서인우의 아버지 서재명(손창민)이 사업 파트너이자 친구인 윤일구(안내상)의 죽음에 개입되고, 이로 인해 윤재인이 가족을 잃게 되는 비극의 시작을 알린 것.

여기에 김영광의 아버지 김인배(이기영)가 비밀의 열쇠를 쥐게 되면서 '영재'의 향후 스토리를 가늠하게 했다.


금기의 3각 관계, 뚜렷한 선악 대립 그리고 복수극까지 '뻔한' 소재가 모두 등장하는 통속적인 드라마임을 분명하게 드러낸 첫회였다.

그러나 이것이 '김탁구'의 흥행비결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영재'의 성공여부는 시청자들의 입맛에 달려 있는 셈이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대중의 기호에 맞는 드라마가 과연 어떤 것인지에 따라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시청률 8.2%로 일단 시작은 불안했지만 '김탁구'와 닮은 저력의 행보를 걷게 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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