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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방통심의위에 '반성 제스처'는 취했지만...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1-10-09 11:35 | 최종수정 2011-10-09 11:42


사진캡처=MBC '무한도전'

'반성의 제스처는 취했지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은 MBC '무한도전'이 바른말 교육에 나섰다. '무한도전'은 지난 8일 방송에서 배현진 MBC 아나운서를 초청해 올바른 언어사용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지난달 방통심의위는 "방송 품위를 저해했다"는 이유로 '무한도전'에 경고 조치를 내렸다. 박명수가 비속어를 사용한 부분, 하하가 고성을 지르면서 박명수의 머리채를 잡고 흔든 부분 등이 문제가 됐다. 8일 방송에서 배현진 아나운서는 이에 대해 요목조목 지적했다. '에이씨'를 '에잇'으로, '뻥'을 '거짓말'이나 '허풍'으로 바꿔서 표현해야 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어 멤버들은 이를 실천에 옮겼다. 멤버들은 사무실의 풍경을 재현한 콩트에서 바른말, 고운 말을 사용하려 애썼다.

하지만 어색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멍청이'를 '모자라지만 착한 친구'로 바로잡은 배현진 아나운서는 민망해 하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일부러 큰 소리를 내지 않으려 노력하는 하하의 모습도 불편해 보였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평소에도 쓰지 않는 표현을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쓰라는 것은 무리다", "방통심의위의 지나친 간섭에 '무한도전'의 방식으로 재치있게 대응한 것 같다"는 등의 의견을 나타냈다.

'무한도전'이 겉으로는 반성의 제스처를 취했지만, 결과적으로 방통심의위 심의 기준의 문제점을 비꽈서 보여준 셈이 됐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박명수는 배현진 아나운서의 교육이 진행되던 중 방통심의위를 겨냥한 듯한 소신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박명수는 "리얼 버라이어티쇼에서 어떤 상황이 생길지 모르는데 매번 바른말을 준비해서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한 번 웃기기가 얼마나 힘든데 말씀을 그렇게 편안하게 하시냐"며 "데스크에서 보지만 말고 현장에서 좀 봐 달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무한도전'의 8일 방송분은 18.6%의 시청률(AGB닐슨미디어리서치)을 기록하며 토요 예능 1위 자리를 지켰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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