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범 예능 '바람에 실려', 임재범을 넘어야 산다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1-10-03 15:45


사진캡처=
MBC '우리들의 일밤-바람에 실려'

"임재범 예능, 임재범을 뛰어넘어야 산다."

MBC '우리들의 일밤-바람에 실려'(이하 바람에 실려)가 2일 첫 전파를 탔다. 나쁘지 않은 출발이다. 이날 방송은 6.0%의 시청률(AGB닐슨미디어리서치)을 기록했다. 높은 시청률은 아니지만 지난달 18일 종영한 '우리들의 일밤-집드림'의 마지막회(3.9%)에 비해 2.1%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바람에 실려'는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를 통해 신드롬을 일으켰던 임재범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스튜디오에서 서정성 짙은 노래 '얼굴'을 부른 임재범은 걸쭉한 입담으로 만만치 않은 예능감을 뽐냈다. 임재범 모창의 달인인 '정재범' 정성호의 등장도 볼거리를 제공했다. 임재범이 자신을 둘러싼 루머에 대해 직설적으로 언급하는 모습, 미국 현지의 길거리 가수와 자연스럽게 어울려 즉석 공연을 꾸미는 모습 등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바람에 실려'는 '나가수'와 '1박2일'의 장점을 흡수한 것과 같은 형식을 띠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바람에 실려'에선 임재범의 라이브 무대를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임재범을 비롯한 김영호 지상렬 이준혁 하광훈 이호준 넋업샨 등 멤버들의 좌충우돌 미국 여행기가 그려진다. '나가수'의 장르가 '서바이벌 뮤직 버라이어티', '1박2일'이 '야생 로드 버라이어티'라면 '바람에 실려'는 '로드 뮤직 버라이어티'다. 방송 후 '신선한 형식'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하지만 숙제도 남겼다.

'바람에 실려'는 임재범의, 임재범에 의한, 임재범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첫 방송에서도 모든 포커스는 임재범에게 맞춰졌다. 이 때문에 자칫 시청층이 한정될 수 있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임재범의 열혈팬들에겐 더없이 매력적인 프로그램이지만,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바람에 실려'가 일요 예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기 위해선 임재범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 여행 중의 다양한 에피소드가 소개될 예정인 오는 9일 방송부터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한편 '바람에 실려'는 미국 여행길에 오른 임재범이 우리 음악을 미국에 알리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의도로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미국 현지 촬영을 위해 지난달 7일 출국한 '바람에 실려' 팀은 약 한달 동안 샌프란시스코, 뉴 올리언스, LA 등을 돌며 음악 여행을 펼칠 예정이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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