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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강호동 빠진 '1박2일', 절반의 성공

김명은 기자

기사입력 2011-10-03 15:45


'1박2일' 방송화면 캡처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했던가. 강호동 없는 '1박2일'이 그런대로 굴러가는 모양새다.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이 2일 방송에서 처음으로 메인 MC이자 맏형 강호동이 빠진 가운데 엄태웅 이수근 은지원 김종민 이승기 등 다섯 멤버만으로 진행된 촬영분을 내보냈다.

'5인 체제'의 첫 시작은 공교롭게도 숫자 5가 들어간 '전국 5일장 투어'를 테마로 다섯 멤버가 전국 각지로 흩어졌다 베이스캠프로 다시 모이는 형식을 택했다.

'예능계의 대어' 강호동이 빠진 이날 방송은 위험과 기회가 공존하는 일종의 시험무대였다.

다행히 첫 시험에서 다섯 멤버는 평균 점수 이상을 받은 듯 보인다.

이는 전 국민을 팬덤으로 만들 수 있는 '1박2일' 특유의 포맷과 고착화된 룰이 가져온 안정된 구조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여기에 강호동의 부재를 인지한 다섯 멤버가 똘똘 뭉쳐 열의를 불태운 것도 한몫했다. 그동안 '순둥이'라는 별칭으로 인기를 모았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캐릭터를 구축하지 못했던 엄태웅이 다양한 애드리브와 몸개그까지 선보이는가 하면 '묵언수행'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김종민 또한 과거 어리바리 캐릭터에 근접한 활약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한편 시청자들은 5일장을 방문한 멤버들을 알아보고 일일이 반갑게 맞아주며 분위기를 살렸다. 한 시청자는 나영석 PD에게 "거시기 아녀"라고 물어 의외의 재미를 불러일으켰다. 시청자와 경계를 허문 '1박2일'이기에 강호동의 빈자리를 시청자들이 메우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던 것.


그러나 역시 강호동의 빈자리는 크게 느껴졌다. 상황을 정리해주는 메인 MC가 없다보니 맥이 끊기고 산만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더욱이 강호동의 트레이드마크였던 '협상 카드'를 쓸 수 없게 되면서 제작진과의 '밀당' 컨셉트를 살리기 어려웠고, 멤버들의 캐릭터 구축에 도움을 주는 악역이 줄어든 점도 아쉬움을 남겼다. '악동' 강호동을 향한 동생들의 반란이라는 특유의 관계도도 사라졌다.

'1박2일' 제작진은 "오프닝과 엔딩을 장식하는 리딩 롤을 누가 맡을 지가 관심사다. 첫 녹화에서는 멤버들끼리 적절히 돌아가면서 강호동의 역할을 대신했는데 앞으로 회가 거듭되면서 내부적으로 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제 막 '절반의 성공'을 거둔 '미완의 5인 체제'가 살벌한 일요일 예능 대전에서 어떤 성과를 이룰 지 기대가 모아진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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