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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가 닫힐 때 저 멀리서 뛰어오는 사람이 보인다면, 문을 열어줘야 할까 말아야 할까? 시시껄렁한 질문 같지만, 사실 명쾌하게 대답하기엔 참으로 애매하다.
'트렌드쇼'를 막 내린 후 한 달만에 '애정남'으로 돌아온 최효종은 "우리끼리 재미있어서 후다닥 만든 코너인데 이렇게 좋아해주실 줄 몰랐다. 너무나 놀랐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녹화에 앞서 심사받을 때 동료 선후배들이 재미있다고 했지만, 개그맨들이 워낙 감이 빨라서 그렇겠거니 했다"며 "일반 시청자들의 반응은 예상 못해 더 얼떨떨하다"고 했다.
이 코너의 모티브는 최효종의 실제 경험과 동료들과의 대화에서 나왔다. 이들은 평소에도 지하철에서 할머니 나이에 가까운 아줌마가 서 있을 경우 자리를 양보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같은 주제를 두고 대화를 많이 했다. 최효종은 "사람들의 본성이 나빠서 자리를 양보 안 하는 건 아니라는 얘기로 주제가 발전했고, 그러다면 누군가 기준을 딱 정해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왔다"며 "아예 기준을 법률처럼 만들면 어떻겠냐는 간꽁치 신종령의 제안으로 코너가 구체화됐다"고 전했다. 애매한 상황에 대한 결론은 "인간의 통념상 어느 정도면 기분이 안 나쁠까를 생각해서 '3자 합의'를 통해 답을 만들어낸다"고 했다.
첫 방송이 나간 후 '애정남'에는 시청자들로부터 '애매한 상황' 제보가 쏟아졌다. 결국 프로그램 홈페이지에는 참여란까지 생겼다. 최효종은 "개그적인 것보다는 실제로 있을 만하고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리얼한 소재들로 '애정남'을 꾸미겠다"고 당찬 각오를 덧붙였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