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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남' 최효종 "애매한 상황에 기준 정하니, 웃음이 빵빵"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1-08-28 17:33 | 최종수정 2011-08-28 17:51


KBS2 '개그콘서트'의 애정남 코너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사진캡처=KBS

엘리베이터가 닫힐 때 저 멀리서 뛰어오는 사람이 보인다면, 문을 열어줘야 할까 말아야 할까? 시시껄렁한 질문 같지만, 사실 명쾌하게 대답하기엔 참으로 애매하다.

하지만 이런 상황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남자들이 있다. 바로 KBS2 '개그 콘서트'의 애정남이다. 지난 21일 방송에서 새롭게 선보인 애정남은 '애매한 것들을 정해주는 남자'의 줄임말로 일상에서 겪은 애매한 상황들에 명쾌한 해결방안을 제시해주는 코너다.

'지하철에서 할머니와 임산부가 동시에 서 있다면 누구한테 자리를 양보할 것인가'에 대해 애정남들은 이렇게 결론 내렸다. 지하철에 할머니와 임산부가 있을 땐 할머니가 이긴다, 단 임산부가 5개월 이상이면 무조건 임산부가 이긴다. 그리고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동시에 서 있으면 '퍼스트 레이디'이니까 할머니가 이긴다. '연인과 헤어진 후 얼마만에 새 이성친구를 사귀는 게 좋은가'라는 질문에는 1년 기준으로 1달을 잡아, 2년 사귀었으면 2달, 3년 사귀었으면 3달은 다른 여자 만나지 말라고 충고한다. 다만, 100일 미만 커플은 애매하니 연인으로 간주 안 한다, 그러니 맘껏 만나라. 이처럼 탁월한 해법에 시청자들은 "속이 후련하다" "대박 기운이 몰려온다" "애매한 상황으로 명쾌한 웃음을 준다"며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트렌드쇼'를 막 내린 후 한 달만에 '애정남'으로 돌아온 최효종은 "우리끼리 재미있어서 후다닥 만든 코너인데 이렇게 좋아해주실 줄 몰랐다. 너무나 놀랐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녹화에 앞서 심사받을 때 동료 선후배들이 재미있다고 했지만, 개그맨들이 워낙 감이 빨라서 그렇겠거니 했다"며 "일반 시청자들의 반응은 예상 못해 더 얼떨떨하다"고 했다.

이 코너의 모티브는 최효종의 실제 경험과 동료들과의 대화에서 나왔다. 이들은 평소에도 지하철에서 할머니 나이에 가까운 아줌마가 서 있을 경우 자리를 양보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같은 주제를 두고 대화를 많이 했다. 최효종은 "사람들의 본성이 나빠서 자리를 양보 안 하는 건 아니라는 얘기로 주제가 발전했고, 그러다면 누군가 기준을 딱 정해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왔다"며 "아예 기준을 법률처럼 만들면 어떻겠냐는 간꽁치 신종령의 제안으로 코너가 구체화됐다"고 전했다. 애매한 상황에 대한 결론은 "인간의 통념상 어느 정도면 기분이 안 나쁠까를 생각해서 '3자 합의'를 통해 답을 만들어낸다"고 했다.

"평소에 선후배들과의 대화를 많이 하고 네티즌들의 관심사를 유심히 본다"는 최효종은 "요즘엔 쌍방향 소통이 트렌드인 것 같다. 웃기는 데 그치지 않고 관객과 시청자가 참여할 수 있는 생활형 개그를 많이 선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첫 방송이 나간 후 '애정남'에는 시청자들로부터 '애매한 상황' 제보가 쏟아졌다. 결국 프로그램 홈페이지에는 참여란까지 생겼다. 최효종은 "개그적인 것보다는 실제로 있을 만하고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리얼한 소재들로 '애정남'을 꾸미겠다"고 당찬 각오를 덧붙였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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