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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실물보다 화면에 잘 안 나오는 것, 완전히 포기했습니다. 특히, 신세경과 함께 연기하면서 더욱요."
인터뷰 장소에는 송강호와 신세경의 얼굴이 클로즈업된 '푸른소금'의 포스터가 걸려 있었다. 총을 겨누고 있는 신세경과 담담한 표정의 송강호다. 포스터를 보며 송강호는 "원래 포스터에 '뽀샵' 효과를 줬었는데, 너무 어색해서 좀 빼 달라고 했다"며 웃었다. "자연스럽게 푸른색이 깔린 분위기는 마음에 들었는데, 제 얼굴이 너무 말끔해 보이는 게 이상해서요." 보정을 뺀 포스터 속 송강호의 얼굴도 썩 괜찮지만, 그는 다소 쑥스러워했다. "잡티가 많지 않나요? 제가 보기엔 더 자연스러운데." 말끔한 얼굴뿐 아니라 세련된 수트 패션으로도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손사래를 쳤다. "사실 수트는 한 두 번밖에 입지 않아요. 후반부에 많이 입고 있어서 그렇게 보일지는 모르겠는데. 그리고 멋있게 나오긴요. 저는 원래 카메라에 좀 안 맞는 얼굴이에요. 신세경씨 같은 경우엔, 실물도 예쁘지만 카메라가 정말 잘 받죠. 천정명씨도 사실 실물보다 화면에서가 더 멋있어요. 그런데 저는 완전히 반대거든요. 데뷔 때부터 그랬는데, 사실 이제 포기했어요." 젊은 배우들과 함께 하다보니 더욱 초연히 포기하게 됐다는 너스레다.
'젊은 애들'을 상대하는 법
이번 상대역 신세경 또한 10대들에게 인기가 많은 청춘스타다. 송강호는 "아들과 딸이 전부 '하이킥' 때문에 신세경 팬"이라며 웃었다. "애들 때문에 저도 '하이킥'을 재밌게 봤어요. 그래서 영화를 같이 하게 됐을 때 좋았죠. 현장에서도 세경이가 나중에는 '이 영화 촬영이 끝나지 않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였어요. 그런 모습에서 영화에 정말 풍덩 빠졌구나 하고 느꼈어요."
"'푸른소금'은 비극도, 청산가리도 아냐"
추석 개봉예정인 '푸른소금'은 아직 내용이 전부 공개되지 않은 상태. 은퇴한 조직 보스와 그를 죽이려는 여자 간의 묘한 감정을 다뤘다는 정도다. 푸른색에 같한 애착을 가진 이현승 감독이 붙인 독특한 제목이 눈길을 끈다. '우울'을 상징하는 푸른색이 제목에 쓰였기 때문인지, 남녀 주인공의 관계가 행복하게 끝날 것 같지는 않다는 예상이 많다. 하지만 송강호는 "내용이 생갭다 비극에 가깝지는 않다"고 말했다. "내용과 관계없이 '청량한' 느낌의 영화라고 할까요. 저는 푸른색 하면 바다와 하늘이 떠오릅니다. 희망적이고 청명한 느낌이죠. 한 달 내내 비가 온 뒤에 갠 하늘을 보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주는 영화라고 할까요. 일단, 보고 난 사람들의 일관된 반응은 '참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라는 겁니다. 우울하거나 심각한 영화가 아니에요." 송강호는 최근에 인터넷에서 '푸른 소금의 정체는 독약 청산가리'라는 추측을 접하고 배를 잡고 웃었다고. "아니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는지…정말 절묘해요. 하지만 아니에요. 총은 등장하지만 생갭다 폭력적이지도 않아요. 15세 관람가로 우리 아이들도 볼 수 있을 것 같으니, 다양한 연령의 관객을 기대합니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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