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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많고 탈많은 영화 평점과 입소문, 흥행과 정비례할까?

이예은 기자

기사입력 2011-08-22 16:18


올해 흥행 1위였지만 상대적으로 평점이 낮은 '트랜스포머3'. 사진제공=CJ E

'평점'과 '입소문'의 시대다.

SNS 시대, 포털과 트위터로 영화 정보를 얻는 것이 당연해졌다. 웬만한 영화팬이라면 포털 사이트에서 영화 예매 전 제목을 쳐 보는 것은 정해진 순서다.

그렇다면 흥행과 평점은 정확히 비례할까? 최근에는 평점과 SNS에 소위 '알바'가 난무해 관람 전 관객을 속인다는 의혹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포털의 평점과 어느 때보다도 SNS 열풍이 뜨거웠던 올해 상반기 흥행작들과 포털 평점을 비교해 봤다. 1월부터 7월까지의 흥행작 10선과,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양대 포털 네이버와 다음의 14일 영화 평점을 기준으로 했다.

흥행 1위 '트랜스포머3' 2~5위보다 평점 뒤져

먼저 전체적으로 볼 때 흥행작 10선의 평점은 거의 7~9점이었다. 대체로 흥행이 잘 되는 작품은 평점 또한 상위권이었다. 흥행 10선 안에 들면서도 평점이 6~7점대라면 상당히 낮은 축이었다.

그런 면에서 7월까지 756만 관객을 동원해 올해 최고의 흥행작으로 떠오른 '트랜스포머3'의 평점은 높지 않았다. '트랜스포머3'는 네이버에서 7.13점, 다음에서는 6.2점을 기록했다. '트랜스포머3'의 뒤를 잇는 상위 5위까지의 흥행작들은 모두 8~9점대다. 2위인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 '써니'(네이버 9.21점, 다음 9.3점), 3위 '쿵푸팬더2'(네이버 8.80점, 다음 8.6점), 4위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네이버 8.16점, 다음 8.0점), 5위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네이버 9.3점, 다음 9.4점) 등이다.

흥행 1위가 2~5위까지의 작품들보다 평점에서는 가장 뒤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볼 때 흥행은 평점과 반드시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흥행 6~10위, 상위권보단 떨어지는 평점


하지만 흥행 6위부터 10위까지의 평점은 1~5위보다 다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9점대를 기록한 작품은 8위에 오른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네이버 9.04점, 다음 8.8점)뿐이다. 다른 작품들은 6점에서 8점까지의 분포를 보였다. 1~5위에 오른 작품들이 '트랜스포머3'을 제외하고는 양대 포털 모두에서 8~9점을 기록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처럼 흥행작 사이에서 순위가 떨어질수록 평점이 조금씩 낮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충무로에서 10년 이상 일해 온 영화 마케터는 "평점에는 변수가 많다. 기대와 화제성이 너무 컸던 작품은 평점에서 손해를 보고, 별 기대가 없던 작품은 후한 평가를 받는다"고 평했다. 또 "영화 홍보사들은 포털의 평점도 신경을 쓰지만, 많은 관객을 기대하는 블록버스터라면 사실 평점에 참여하는 관객 수를 더 본다"며 "평점 참여자 수가 영화에 대한 관심도를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참여자 수도 단순 평점보단 중요"

실제로 '트랜스포머3'와 '써니'의 네이버 평점 참여자 수는 각각 1만2421명, 1만2268명으로 다른 영화들을 크게 앞섰다. 흥행 10선 중 네이버에서 1만명이 넘는 평점 참여자를 모은 작품은 이들 1, 2위 작품을 제외하고는 9위인 '라스트 갓파더'(1만7423명)밖에 없다. 그만큼 이 영화들이 대중적인 관심을 크게 모았다는 이야기다. 최근 네이버 평점 3점대를 기록해 배급사와 관객 모두에게 충격을 준 '7광구'는 개봉한 지 열흘 만에 1만4477명의 평점을 받았다. 한국 최초의 3D 액션영화에 대한 기대를 보여준다. 혹평 속에서도 '7광구'는 이런 관심을 등에 업고 박스오피스에서 상위권을 달렸지만, 이후 일주일이 더 지나도 평점이 3점대에 머물자 흥행에서도 점차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평점이 좋더라도 관객 동원력이 낮은 '작은 영화'나 예술영화들도 평점과 흥행이 정비례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근거가 된다. 1만명 돌파가 100만명과 같은 독립영화들의 경우, 평점이 9점대에 육박하는 경우가 많지만 참여자 또한 1000명을 넘지 않는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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