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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슬의 입에서 끝내 "죄송하다"는 말은 흘러나오지 않았다.
한예슬은 취재진 앞에서 고개 숙여 인사를 전한 뒤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하려 한다"며 담담하게 말문을 열었다. 한예슬은 "열악한 상황에 대한 고민들이 알려지길 바랐고, 저같은 희생자가 다시 나오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출국 배경을 전하며 "다른 연기자들과 스태프들에게 피해를 준 건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하지 않고선 절대 개선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제가 옳은 일을 했다고 믿고 싶다"고 굳은 소신을 밝혔다. 이어 "정말 엄청난 스트레스와 두려움 속에 그런 선택을 하게 됐는데, 훗날 미래에 제가 했던 일을 이해해주실 분들도 있을 거라 믿는다"며 "많은 비난을 받을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여기에 개입된 모든 분들이 다시 한번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심경을 전했다. 하지만
한예슬의 입에서 끝내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은 나오지 않았다.
이후 한예슬은 취재진의 질문에 굳게 입을 닫은 채 매니저들의 호위를 받으며 대기하고 있던 차량을 이용해 공항을 떠났다.
한편, 한예슬은 '스파이 명월' 연출자 교체를 요구하며 14, 15일 촬영을 거부한 뒤 15일 돌연 미국 LA로 출국해 드라마가 결방되는 등 제작 파행 사태를 빚었다. 16일 오후 소속사를 통해 한국에 돌아가 촬영장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뒤 하루만에 귀국했지만, KBS는 "한예슬의 진심어린 사과가 우선"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18일 재개되는 촬영에 한예슬이 참여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