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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봐도 부잣집 딸이다.
◆"'내마들' 촬영하면서 카메라 울렁증 생겼어요."
"어린 나이에 데뷔해 연기하면서 욕 먹는 것도 익숙한 편인데, 이번 드라마에서는 카메라만 보면 주눅이 들더라고요. 이게 말로만 듣던 카메라 울렁증이었나봐요." 그동안 '여우야 뭐하니','나는 달린다', '종합병원2' 등 다양한 작품들을 해왔지만, 이번처럼 카메라 앞에 선 것이 떨린 적은 없었다.
이제 27살, 고준희는 여배우로서 적지도 많지도 않은 나이라고 말했다. "이번 드라마에서도 정음 언니 보다 한 살 아래로 내가 막내였다. 그래서 내 나이를 잊고사는 경향이 있다. 하하. 하지만 방송 보면 91년생 친구들도 많이 나오고, 이제는 책임감이 조금씩 붙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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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희는 원래 바이올린 전공자였다. 고등학교 때까지 바이올린 연주만 하던 그가 연예계 데뷔를 하게 된 것은 주변의 권유가 컸다. 고준희는 이병헌 장동건 이영애 등 톱스타들이 대거 소속된 기획사 에이스타즈에서 연기자 수업을 받았다. 하지만 아버지의 반대가 컸다.
"아버지가 어느날 저한테 '너가 내 딸이니까 예쁘지 연예인 할 정도의 외모는 아니다'라고 진지하게 말씀하시더라고요. 말로만 내가 예뻤던 거지. 남들 눈에는 그 정도는 아니라고요. 하하."아버지를 안심시키기위해 고준희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에 입학하고 연예 활동을 하기로 결심했다.
"고등학교 때까지 연예 활동을 한 기록이 없어서 대학갈 서류에 도움이 될 선발 대회같은 데 많이 나갔었죠. 그래도 제가 상복은 좀 있나봐요." 고준희는 2001년 SK 스마트학생복 모델 선발대회, 2002년 퍼슨스 모델 선발대회, 2003년 미스 빙그레 선발대회 등 출전한 대회에서 모두 입상했다.
◆ "고현정 언니, 손현주 선배한테 고맙죠."
몇 편의 단막극과 주말극으로 얼굴을 선보인 뒤 천금같은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고현정 천정명 손현주가 출연하는 MBC '여우야 뭐하니'에서 비중있는 주역으로 캐스팅된 것.당시 22살로 고현정과 무려 14살 차이가 났지만 주눅들지 않았다. "현정 언니가 편하게 잘 대해줬죠. 지금도 만나면 편할 수 있는 사이고요. 워낙 언니가 저를 챙겨주셔서 그랬죠. 그리고 제가 좀 무덤덤한 성격이라 제 일만 열심히 하는 편인데, 애교도 없고요. 오히려 묵묵하게 내 일만 하다보니까 그런 면을 잘 봐주신 것 같아요."
그리곤 "당시 대본 리딩할 때 손현주 선배가 '나는 이 드라마에서 널 돋보이게 할 사람'이라고 말했었거든요. 그때는 무슨 뜻인지 잘 몰랐는데, 드라마 끝나고 알겠더라고요. 얼마나 선배가 내 캐릭터를 살려주려고 했었는지"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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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고준희는 스캔들에 휘말렸다. 고준희는 "그런 적은 처음이었어요. 소속사를 옮기고, '내마들'에 캐스팅되고, 초반 촬영할 때였는데, 전화기 보니까 수백통이 걸려왔더라고요"라며 회상했다. 그리곤 "정말 뜬금없다는 말을 이해했어요. 가만히 일 하려고 준비하는 사람한테 스캔들이라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죠"라며 답답한 마음을 밝혔다.
그리곤 "촬영장 갔더니 감독님이 '너, 연애한다며?'라고 놀리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늘 연애를 하고 있어요. 항상요. 이번에는 아니었지만요'라고 말했죠"라곤 호탕하게 웃었다. "배우라고 해서 연애를 쉬쉬하고, 비밀 연애를 할 생각은 없어요. 안에만 있으면 답답하지 않겠어요. 근데 평상시에 걸어다녀도 잘 못알아보시던데요. 티셔츠에 레깅스 신고, 편하게 돌아다녀 그런가. 민낯이 많이 다른가봐요.하하." 화려한 외모 뒤에 털털한 내면을 지닌 그녀, 유머러스한 언변까지 갖춘 매력적인 배우였다.
김겨울 기자 winter@sportschosun.com